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여자프로골프 투어 상금왕의 자존심 맞대결은 베테랑 신지애의 이글샷 한 방에 의미가 없어졌다. 신지애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4타 차를 뒤집는 역전 우승 드라마를 썼다.
신지애는 6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이바라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JLPGA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총상금 1억2000만 엔)에서 17번 홀 이글샷에 힘입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무대에서는 지난해 11월 다이오제지 엘르에어 레이디스 오픈 이후 약 6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한 신지애는 JLPGA 투어 통산 18승(LPGA와 JLPGA 투어가 공동 주관한 2008, 2010년 미즈노 클래식 우승 포함)을 쌓았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캔버라 클래식 우승 이후에는 3개월 만이다.
3라운드까지 선두 이정은6에 4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신지애는 꾸준히 간격을 줄이며 압박했다. 이정은은 전반에 이글 1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잃으며 신지애와 스즈키의 추격을 허용했다.
스즈키는 12번 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합류했고, 이정은이 다시 흔들리자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스즈키의 역전 우승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 신지애는 17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 1.5m에 붙인 뒤 가볍게 이글을 잡아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이어 18번 홀(파4)을 파로 마무리해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우승을 눈앞에 뒀던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 이정은은 일본 무대 데뷔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나 마지막 날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1언더파 287타, 3위에 머물렀다. 스즈키는 2언더파 286타로 2위를 차지하며 일본 상금왕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