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맨 처음 부자 관련 보고서가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컸다. 막연하게나마 '부자는 돈이 많겠거니' 생각했지만 부자들의 재산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한 데 따른 일종의 충격파였다. '그들만의 세상'을 엿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는 사람들도 있다.
보고서가 발간된 이후에도 부자는 매년 늘고 있다. 소위 부자로 여겨지는 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들은 최근 6년간 연평균 10%씩 증가했다. 내수 침체로 경기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처럼 돈이 돈을 버는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직장인 오모씨(38)는 "현재 벌고 있는 돈을 1년 동안 아끼고 또 아껴도 부자들이 매달 이자로 받고 있는 돈보다 적다"며 "아무리 노력해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숫자로 깨닫고보니 자괴감까지 든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의 보고서는 나와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과 경제력을 비교할 수 있는 잣대를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만 '보통사람'이라는 단어 때문에 곤혹을 치뤘다.
2017 보통사람보고서에 따르면 보통사람의 월 평균 가구 총소득은 438만원이다. 이 중 218만원을 생활비로 쓰고 100만원은 저축을 한다고 했다. 41만원으로는 빚을 갚고 나머지 79만원은 잉여자금으로 조사됐다.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438만원을 벌지 못하는 사람은 보통사람 축에도 못 드는 것이냐', '대체 보통이라는 기준이 뭐냐'라는 지적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기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평균의 함정이라고 설명했다. 438만원은 조사 전체 인원의 평균 소득이라는 것. 20대 미혼, 중고등생 자녀를 둔 40대 기혼 등 연령대, 결혼 여부,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세분화 한 9개 그룹 중 본인에게 맞는 그룹과 비교·분석하면 된다.
애초에 보통사람 보고서는 나와 비슷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금융생활을 하는지 보여주고, 향후 금융 플랜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들의 보고서는 단순히 자료 발간으로 그치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부자보고서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 부문에서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부자보고서를 처음 발간한 2011년은 자산관리(WM)이 은행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각되고 있었던 시점이다. 국민은행은 PB서비스인 'KB 골드 앤 와이즈(GOLD WISE)'를 론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소매금융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당시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민은행의 부자보고서는 자산가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은행들의 보고서는 실제 영업에도 도움이 된다. 관련 내용을 기반으로 고객 재무관리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또 은행 내부 데이터와 결합해 고객의 행동 패턴 분석,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등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은행들은 빅데이터 기술을 보고서 조사에 접목해 평균의 오차를 줄이고 내용을 다변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