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컨디션으로 무섭게 상승세를 탔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좌완 투수 류현진이 최악의 부상 악재를 맞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다.
류현진은 지난 3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후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한 뒤 조기 강판됐다. 이날 투구 수는 30개였다.
다저스 구단은 이날 류현진을 10일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올렸으나 부상 정도가 심해 사실상 ‘전반기 아웃’이다. 재활 후 복귀까지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년 전 사타구니 부상을 당했을 때보다 더 안 좋은 상태인 것 같다”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전했고,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올 시즌을 잘 준비해 왔는데 매우 불행한 사고를 당했다”며 “류현진은 물론 팀도 큰 손실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3승 평균자책점 2.12로 다저스 선발진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개막 직후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특히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등 선발진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류현진에 대한 평가는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번 부상이 더 아쉬운 건 FA 평가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다저스와 6년간 3600만 달러(약 387억1800만원)에 맺은 계약이 만료된다.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며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위기에서 부상은 최악의 결과다. 특히 수술 경력이 있는 류현진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류현진이 규정 이닝(162이닝)을 소화한 시즌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192이닝)이 유일하다. 2014년에는 152이닝에 그쳤고, 이후 왼쪽 어깨와 팔꿈치 수술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다가 지난해 126⅔이닝을 소화했다. 잦은 부상과 수술 이력은 FA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수밖에 없다. 올해 규정 이닝 소화를 목표로 했던 류현진의 계획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류현진은 올 시즌 6경기에서 29⅔이닝을 던졌다.
현재 류현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건강한 몸’을 최대한 빨리 되찾는 일이다. 성공적인 재활로 복귀해 건재를 다시 입증해야 한다. 잘나가던 류현진에게 또 닥친 뜻밖의 시련. 류현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