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新경제지도' 中·日 협조 없으면 휴짓조각?

2018-05-0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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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 정상회의 주요 의제

2015년 이후 중단됐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오는 9일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다고 청와대가 1일 공식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당일 일정으로 9일 일본을 방문한다. 왼쪽부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대통령,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넣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한반도 신경제구상'은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 나아가 러시아의 전폭적 지지와 합의가 필요한 내용이 담겨 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오는 9일 일본 도쿄에서 만나 현안과 함께 2018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

또 비핵화 선언을 공식화한 북한에 대해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 함께하는 경제협력을 위한 협력 노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이 구상한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에 대한 논의가 주축을 이룰지 관심사다.

​이 밖에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력 △경제·무역 관계 강화 △스포츠 교류 등 다방면에서 협력이 제도화되고, 에너지·환경·인적교류 등 다양한 실질 협력분야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다. 

◆北 인프라 사업은 중·일 협력이 필수

문 대통령이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세부사업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확충 △도로·철도 연결 △경제개발구 계획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 전반적인 분야로 알려진 만큼, 중국·일본과의 협력이 필수라는 게 정부 안팎의 반응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에너지 교류에 대한 논의는 북한의 전략분야 개선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7월 출범한 통일부 한반도 신경제지도 태스크포스(TF)가 정상회담 전 청와대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세부 로드맵이 이번 구상의 기본 토대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력과 관련, 남북 경협의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북한의 전력분야 개선계획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자료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넘겼고, 특히 발전소 관련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 만큼, 문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 中 '종전협정 참여' 입장 밝힐까··· '사드' 등 갈등도 논의

3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을 중심으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애를 쓸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한반도 평화체제가 급물살을 탈 경우, 자칫 중국 소외가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이 종전선언과 함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와 관련,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 개최 추진'에 합의하면서 우려가 커진 모습이다.

중국은 휴전협정 당사자여서 종전협상 과정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제치고 남·북·미가 합의해 종전을 선언할 경우, 비핵화는 물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배제될 공산이 크다.

때문에 이번 3국 회동을 통해 중국이 4자로 하는 남·북·미·중 회담에 참여 의사를 타진할 개연성이 크다.

영토와 역사 갈등,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대치 등으로 복잡한 관계를 이어온 3국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해 의기투합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日 아베, 사활 건 납치자 문제 언급

이번 3국 회담을 통해 일본이 타진하려는 의제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다. 2일 지지통신,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요르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 리커창 총리와 만나, 어떻게 하면 납치·핵·미사일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북한이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지 차분히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최근 각종 정치적 스캔들로 지지율이 곤두박질친 아베 총리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또 한반도 정세에서 완전히 소외됐다는 지적을 받는 일본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북·일관계 진전 방안에 대해 집중 거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아직까지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지 못했다.
 
최근 문 대통령을 통해 북·일 정상회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사를 타진한 아베 총리는 "일본도 북한과 대화할 기회를 마련할 것이며, 필요하면 문 대통령에게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남북과 북·미가 이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교감을 나눈 상황에서,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해 향후 프로세스에 대한 확고한 지지대를 구축한다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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