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은행권에 따르면 박정림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부문 부행장은 현재 KB금융지주 WM총괄 부사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오보열 KB국민은행 기업투자금융(CIB)고객그룹 전무 또한 지주·증권에서 각각 CIB고객그룹 대표, IB부문 부사장을 맡았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KB국민은행 부행장 수를 기존 8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또 WM·CIB부문에서 실시 중인 겸직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박정림 부행장과 오보열 전무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 두 사람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KB증권은 현대증권 인수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은행과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아울러 원 펌(One-Firm)체계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 온 전략이기도 하다.
은행권에서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에 생겨났다. 하나금융도 장경훈 KEB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부행장)이 하나금융투자 WM그룹장 및 부사장을 함께 맡고 있다. 하나금투 WM그룹은 올해 1월 신설됐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경훈 부행장이 겸직체제로 투입된 것이다.
신한금융 역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 원 신한(One Shinhan) 전략 아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 중이다. 김 부사장은 지주 부사장, 은행 부행장, 금융투자 부사장, 생명 부사장 등 무려 '4겸직'이다. 신한은행과 신한금투, 신한생명 등 그룹 고유자산의 투자 방향을 제시하는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의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해당 사업부는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가동됐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금융그룹 내 이 같은 시스템은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겸직 중인 임원들은 더없이 바쁘지만, 실제 계열사 간 협업 사례가 도출되면서 조직체계는 더욱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