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ONE' 전략 … 부행장들 '바쁘다 바빠'

2018-05-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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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 계열사 임원 동시에 맡아

부행장 수는 줄고 역할 막중해져

은행장의 지시를 전달하고 꼼꼼히 체크만 하던 은행의 넘버2, 부행장의 롤이 바뀌고 있다. 원(One) 전략 때문이다. 이는 금융그룹이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그룹 내 여러 계열사 임원을 동시에 맡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에는 부행장 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 역할과 함께 책임감까지 커지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박정림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부문 부행장은 현재 KB금융지주 WM총괄 부사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오보열 KB국민은행 기업투자금융(CIB)고객그룹 전무 또한 지주·증권에서 각각 CIB고객그룹 대표, IB부문 부사장을 맡았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KB국민은행 부행장 수를 기존 8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또 WM·CIB부문에서 실시 중인 겸직 체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박정림 부행장과 오보열 전무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 두 사람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KB증권은 현대증권 인수 이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은행과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아울러 원 펌(One-Firm)체계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 온 전략이기도 하다.

은행권에서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에 생겨났다. 하나금융도 장경훈 KEB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부행장)이 하나금융투자 WM그룹장 및 부사장을 함께 맡고 있다. 하나금투 WM그룹은 올해 1월 신설됐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장경훈 부행장이 겸직체제로 투입된 것이다.

신한금융 역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 원 신한(One Shinhan) 전략 아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 중이다. 김 부사장은 지주 부사장, 은행 부행장, 금융투자 부사장, 생명 부사장 등 무려 '4겸직'이다. 신한은행과 신한금투, 신한생명 등 그룹 고유자산의 투자 방향을 제시하는 '그룹 투자운용사업부문'의 책임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해당 사업부는 마찬가지로 올해부터 가동됐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금융그룹 내 이 같은 시스템은 앞으로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겸직 중인 임원들은 더없이 바쁘지만, 실제 계열사 간 협업 사례가 도출되면서 조직체계는 더욱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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