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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하는 ‘무고’ 행위는 특별법에 따라 가중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무고죄를 저질렀다고 허위 고소한 경우더라도 명확한 법규정이 없으니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일반 형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해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도씨는 2016년 5월 17일 새벽 2시 자신의 차로 40대 여성을 들이받아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고 달아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상)로 기소됐다. 그는 교통사고를 낸 적이 없는데도 허위 고소를 당했다며 피해 여성을 특가법상 무고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혐의(특가법상 무고)도 받았다.
재판에서는 상대방이 특가법상 무고죄를 저질렀다고 허위 고소한 자를 다시 특가법상 무고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특가법 14조는 특가법에 규정된 죄에 대해 무고한 자는 3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형법상 일반 무고죄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에 비해 상당한 가중처벌이다.
특가법 14조 무고 대상 범죄에는 특가법상 무고죄 자체가 포함되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무고한 자를 무고 대상 범죄와 동일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과 형벌법규는 최대한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하므로 특가법상 무고죄는 무고 대상 범죄에 포함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대립해왔다.
1, 2심은 이 부분에 대한 별도의 판단 없이 특가법 14조의 대상 범죄에는 특가법상 무고 자체도 포함된다는 전제로 판단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해석하면 안 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