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8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국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야권에는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의혹,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낙마,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인 드루킹 파문 등 잇따른 악재를 털어낼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민주당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전날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위장 평화쇼'라고 맹비난한 것에 발끈했다. 초선인 전재수 의원은 트위터에서 홍 대표를 향해 "당신들은 어느 민족, 어느 나라 사람들이나. 역사에 부끄럽지는 않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성토했다.
김효은 민주당 부대변인도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매번 하던 원대대책회의도 취소하고 집에서 TV로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본 홍 대표의 속이 편치 않음을 모르는 바 아니"라면서 "그러나 제1야당 대표라면 아량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위장'의 '평화'를 위한 쇼라도 하길 권한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홍 대표의 대표 브랜드는 '위장 평화쇼'라고 비꼬면서 "전쟁과 핵무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은 홍준표 대표와 지지자들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속이 뒤틀려도 좀 참으시라. 가을에는 2018년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이 있을텐데 위장병 생기겠다"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수사외압 의혹으로 전날 오전부터 28일 새벽까지 15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맹비판하면서, 권 의원에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직을 내려놓고 검찰조사에 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 부대변인은 "법사위원장 권성동 의원은 온 이목이 남북정상회담에 쏠려있을 때 비공개로 몰래 검찰청에 출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공개 출석의 이유가 궁색하다. 검찰은 권 의원 측이 '출석할 때 취재진이 있으면 조사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해 출석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며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민주당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제도적으로 공고하게 하는 데 필요한 국회 차원의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청와대가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의 비준 동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