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세기의 만남' 南北 정상, 군사분계선 넘나드는 새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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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판문점은 이제 평화상징"…金 "원점으로 돌아가지 말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처음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함께 넘나드는 등 단 70년 역사에 없던 새 역사를 썼다. 지난 역사를 뒤로한 채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2018 남북정상회담의 두 주인공은 이날 오전 판문점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와 T3(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 사이의 군사분계선(MDL)을 을 사이에 두고 만났다. 

MDL에서 첫 악수는 대통령이 먼저 오른 손을 내밀었고, 김 위원장이 맞잡는 형식이었다. MDL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약 24초간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는다,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판문점 군사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 준데 대해 정말 감동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쪽으로 오실까요"라는 문 대통령의 제안에 따라 북측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MDL을 넘어 방남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하자, 김 위원장이 "그러면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답하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함께 MDL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넘어가 10초 가량 머물렀다.

두 정상은 김 위원장이 MDL을 넘어온 바로 그 자리에서 남쪽 자유의 집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그 자리에서 다시 돌아서 북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그 중에서도 남북을 갈라놓은 가상의 선 위에서 남북 정상이 경계선을 오고가면서 하는 모습은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감격스러운 듯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했고 이어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환영식장까지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수시로 만나 걸린 문제를 풀어가고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갖고 나가면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좋게 나가지 않겠나' 하는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200m를 걸어왔다"며 MDL을 넘어오는 순간에 들었던 소감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오늘 정말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고 솔직한 마음가짐으로 문 대통령과 좋은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국민들과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 이 상황을 만들어 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또 합의에 이르러서 우리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10년 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역사적인 자리에 기대하시는 분도 많고 또 지난 시기처럼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한테 오히려 더 낙심을 주지 않겠냐"며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면 우리가 좋게 나가지 않겠나 이런 생각도 하면서 한 200m를 걸어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평화와 번영, 북남관계가 정말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그런 순간, 이런 출발점에서 서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여기에 왔다"며 "오늘 현안 문제들을 툭 터놓고 얘기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지난 시기처럼 또 원점에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고 이런 결과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반드시 필요한 얘기를 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걸 문 대통령 앞에서도 말씀드리고 기자 여러분들한테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 속에서 이날 정상회담에서 많은 것을 합의하기보다는 이행 가능한 합의에 집중할 것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그간 김 위원장이 밝혀온 단계적·동시적 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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