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첫 복수노조 집회, 勞勞갈등에 공허한 “총수일가 퇴진” 구호

2018-04-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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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노동조합이 27일 낮 서울 강서구 오쇠동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최윤신 기자]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사상 처음으로 복수노조 집회를 열고 “총수일가 퇴진”을 외쳤지만 노-노갈등과 저조한 참석률로 큰 의미를 만들지 못했다.

대한항공 일반직 노동조합과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27일 오후 12시10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경영정상화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는 최근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총수일가의 경영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대영 대한항공 일반직 노조 위원장은 “오너일가의 갑질과 일탈에서 비롯된 작금의 사태에 좌절감을 느낀다”며 “갑질 오너일가를 몰아내고 대한항공을 정상화 시키자”고 외쳤다.

김성기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오너일가의 갑질이 극한에 달한 상황”이라며 “복수노조가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집회는 대한항공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복수노조 집회로 주목받았다. 대한항공 노조는 일반직 노조와 두 개의 조종사 노조로 나뉜다. 당초 집회는 세 노조가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기획됐지만 조종사 새노조가 전날 불참을 선언하며 남은 두 개 노조만이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는 다소 맥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은 집행부를 포함해 약 200여명에 불과했다. 대한항공 직원이 약 2만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극히 저조한 참석률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성기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근무시간 외 휴게시간에 집회를 실시한 것은 직원들에게 잠시 용기를 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며 “집회에 나온 직원들도 마음은 우리와 같지만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땅콩회항 피해자인 박창진씨(오른쪽)가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최윤신 기자]



이날 집회에는 2014년 ‘땅콩회항’ 사태의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노조 집회와는 별개로 피켓 시위를 실시했다. 박 사무장은 “현재 집회를 실시하는 노조는 어용노조”라며 “이번 집회 역시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가 정말로 회장일가의 퇴진을 원한다면 왜 나에게 참석을 권유하지 않겠냐”며 “2014년 땅콩 회항 사태 이후 노조는 나를 같은 노동자로 취급하지 않았고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노조 측은 박 사무장의 주장을 부인했다. 최 위원장은 “노조는 박 사무장과 언제나 함께 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박 사무장이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어용노조’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일반직 노조는 직원의 복지와 후생,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사측이 대의원을 뽑는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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