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文대통령 "北 거쳐 백두산 가봤으면"…金 "초청하면 청와대 갈 것"

2018-04-2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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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한국사진공동취재단]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에 만남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자 북한을 통한 백두산 방문과 청와대 초청에 응하겠다며 남북 정상간 교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판문점 브리핑을 열고 두 정상이 나눈 비공개 대화 내용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이날 오전 두 정상이 북측 판문각과 우리 측 자유의집 사이의 군사분계선(MDL)에서 만나 전통 군악대의 호위를 받아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청와대에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외국사람도 전통의장대를 좋아한다고 말씀했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며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며 화답했다. 평소 화통하다고 알려진 그답게 시원한 대답이었다. 
 
윤 수석은 이날 두 정상의 첫 만남이 이뤄진 군사분계선(MDL)에서 이뤄진 문 대통령의 '깜짝 월경'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나 악수를 하면서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하자, 김 위원장이 "그러면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답하면서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함께 MDL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잠시 넘어갔다. 이 장면은 이후 있을 두 정상 간의 대화의 촉진제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남북 교류를 재개하자는 양측 지도자들의 의지는 회담장에서도 이어졌다. 

환담장에 들어서면서 문 대통령이 앞에 걸린 장백폭포, 성산일출봉 그림을 가르키며 설명을 하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아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에 안 가봤다"며 "중국을 통해 가는 분들이 많더라. 나는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속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내용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겼는데,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다. 김 위원장의 용단으로 10년간 끊어진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북한에) 오시면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하게 할 것 같다는 점"이라면서도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며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분단선이 높지 않은데,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또한 "청와대에서 오는데 많은 주민들이 환송해줬다. 그만큼 우리 만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리 어깨가 무겁다"며 "판문점을 시작으로 앞으로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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