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반환점을 돌았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인생 드라마’라는 인기를 얻으며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는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안판석 감독은 먼저 자신이 연출을 맡은 드라마마다 인기를 끌고 있는 노하우에 대해 “노하우는 아니고, 만들 때 ‘요즘 뭐가 잘 통할까’ ‘요즘은 뭘 좋아할까’ 이런 생각을 전혀 안 한다. 나 또한 하나의 관객으로, 인간으로 살아오면서, 내가 관심갖고 있고 재밌어 하는 것들을 메모하다가 하나씩 꺼내서 작품으로 만든다”며 “사실 사람의 이면은 다 같다고 생각한다. 내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 내 고민, 내 과거의 매력적인 기억들이 보편성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다 같을거야라는 마음을 소중히 다뤄서 작품에 잘 담고 있다. 그게 아직까지 유효해서 지금까지 오고 있는 것 같다”며 “그리고 그것은 영원히 유효할거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또 드라마에 쓰이는 OST에 관련해 “음악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드라마 시작할 때부터 음악을 생각했다. 사랑은 음악과 떼려야 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음악이 더 위라고 본다”며 “아마 10년 후 윤진하가 길을 걷다 그 음악이 흘러나오면 울 것이다. 음악이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음악은 서사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극중 예쁜누나 윤진아를 연기하고 있는 손예진은 “한창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아서 하루하루 촬영하는게 소중하고 아쉽다. 정말 빈말이 아니다”라며 “보통은 촬영하면서 ‘언제 끝나지?’ 체크하는데 이렇게 끝나는 게 아쉬운 작품은 처음이다. 감독님과 해인 씨랑 하루하루 소중하게 촬영하고 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 축복인 것 같다.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행복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정해인 역시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행복할 수 있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내가 연기를 했지만, 방송을 볼 때 시청자 입장에서 보게된다.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손예진은 이제 ‘멜로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손색없는 여배우다.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멜로 연기를 보여준 손예진이지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또 특별하다. 그는 “이 작품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현실성에 있는 것 같다. 내 나이에 맞는 캐릭터다.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지만 배우로서 지금까지 느껴왔던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위치나 30대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상, 부모님과의 관계, 연애 등을 내가 겪은 것고 일치 돼 있다”며 “공감하면서 표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서 ‘실제 연애를 훔쳐보는 것 같다’고 하신다. 그건 감독님의 연출 덕분인 것 같다. 감독님의 선택이 많은 분들에게 현실적인 사랑으로 느껴지게끔 하는 것 같다”며 “앵글, OST들이 그런 감성들을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공감하고 좋아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최대한 애드리브인지, 대본에 있는 연기인지 헷갈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리얼함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는 ‘국민 연하남’이자 ‘대세’가 된 정해인은 ‘예쁜누나’를 통해 서준희라는 캐릭터의 맞춤옷을 입었다. 그는 “평상시 모습을 보고 관찰했다. 정말 우연인지 운명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성질과 준희가 가지고 있는 성질이 맞물린 지점이 많았다”며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나로서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멜로도 그 많은 것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세’라는 타이틀에 대해 정해인은 “지금까지 한달, 두 달 쉬어 본적이 없다. 묵묵히 연기를 해왔고 꾸준히 차분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드라마를 그 전에도 많이 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아서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지금 드라마를 잘 봐주셔서 ‘대세’란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하면 너무 부담스럽다. 심각할 정도로 그 수식어가 두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손예진은 ‘예쁜누나’를 통해 주변으로부터 시샘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많은 여성분들의 부러움과 압박을 받고 있다. 해인 씨 덕분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기쁘다”며 “부러움 속에서 행복하게 촬영중이다”라고 전했다.
안판석 감독은 실제 커플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오죽 리얼했으면 이런 말이 나왔겠나. 연출자 입장에선 뿌듯하다. 또 한면으로는 그런 질문을 안 받고 싶기도 하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후반부 관전포인트에 대해 안판석 감독은 “항상 윤진아가 고통을 느끼는 순간 서준희는 부재하고 있다. 그저 나중에 위로해줄 뿐이다. 윤진아가 서준희를 통해서 자기 자신이 소중하다는 걸 깨닫고 각성해나간다.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만나다 보면 변해간다. 진짜 사랑하면 좋은 방향으로 가게된다. 가벼워 보이는 서준희에서 진지한 서준희려 변해가고 있다”며 “이제 반 정도가 남았는데 뒤에 어떻게 변할지 그 지점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진아의 성장이기도 하지만, 서준희의 성장기기도 하다. 그 점이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점에서 성장을 한 것인지, 사랑에 있어서 중요한 건 뭔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매주 금~토 오후 11시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