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개봉한 영화 ‘살인소설’은 김진묵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제38회 판타스포르토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최우수 감독상’과 ‘각본상’ 수상 및 제11회 시네마시아 영화제 오피스 셀렉션 부문에 초청된 바 있어 개봉 전부터 언론의 기대와 관심을 얻어왔다.
김 감독은 사회적 메시지를 영화 전반에 녹여내며 블랙 코미디와 서스펜스를 곳곳에 흘려놓았다. 부패한 정치인과 피해자 그리고 거짓말이 빚은 비극적 이야기는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살인소설’의 묘미라고 한다면 불편과 불쾌를 오가는 기묘한 장르의 혼재, 이야기의 갈래, 인물의 성격 등에 있다. 이는 영화의 호오(好惡)를 가르는 지점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한정된 공간, 한정된 시간 안에서 예측 불가의 사건들을 쉴 새 없이 밀어 넣는다. 관객들의 두려움을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아쉬운 점은 실험적인 극의 구조에 반해 이야기 전반이 허술하고 반전은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다. 설명이 적고 여러 차례 말을 바꾸는 등 불친절한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전개 및 결말은 쉬이 예측되고 큰 놀라움을 빚지는 못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미온적이다. 작은 거짓말로 벼랑 끝에 몰리게 된 경석 역의 오만석은 강약조절에 실패한 듯 보이고, 수상쩍은 남자 순태 역의 지현우는 캐릭터의 갈피를 잡지 못했다. 염 의원 역의 김학철이나 염지은 역의 조은지, 경석의 애인 지영 역의 이은우는 예측 가능한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25일 개봉했으며 러닝타임은 102분, 관람등급은 15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