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완전표시제’를 놓고 식품업계의 찬반 논란이 거세다. GMO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정적인 만큼, 가공용 대두를 직접수입 가공하는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는 주력제품의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GMO 완전표시제 도입에 대한 국민청원을 검토하는 차원에서 관계부처 협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논란이 된 완전표시제는 앞서 시행한 GMO표시제를 확대, 강화하는 방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행 표시제가 제품 기준이라면, 국민청원 완전표시제는 원료를 중심으로 한다”며 “유전자변형 DNA 성분이 남아 있지 않아도 GMO농산물을 사용했다면 무조건 표시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업체별 GMO 수입현황’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국내기업이 수입한 유전자변형 작물 가운데 CJ제일제당이 31.98%인 340만t을 수입했다. 특히 유전자변형 대두(콩)는 CJ제일제당이 60%, 사조해표가 40%를 차지했다. 이 회사들은 콩으로 만든 식용유를 판매한다.
CJ제일제당은 유전자변형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설탕대체감미료도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타가토스’는 이미 B2B(회사 간 거래)를 통해 대중화됐다. 스타벅스 ‘라이트 프라푸치노’ 등이 대표적이다. 차세대 감미료 ‘알룰로스’는 롯데제과 저열량 아이스크림 ‘라이트엔젤’에 사용됐다. CJ제일제당은 알룰로스를 2020년까지 연 매출 500억원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이처럼 원재료부터 시작하면 아이스크림, 커피, 라면까지 GMO 표시를 피할 수 없다. 식품업체들은 제도가 시행될 경우 업계 전반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우려한다.
당장 한국식품산업협회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GMO 완전 표시제 도입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GMO표시가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친환경 이른바 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은 가격이 비싸다. 제품 가격이 올라가는 결과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식약처 표시기준과 관계자는 “표시는 소비자 알 권리고, 안전성과는 별개 문제다”라며 “안전하지 않은 성분이라 표시를 의무화하라는 게 아니다. 소비자 청원 취지는 ‘식품에 들어가는 성분을 알고 먹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