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자암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평바위. 사량도의 마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곳, 경남 통영의 참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사량도'다.
통영 가오치항 또는 사천 삼천포항에서 배로 약 40분을 달리면 도착하는 사량도는 윗섬과 아랫섬, 수우도 등 총 세 개 섬으로 이루어졌다. 연 6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 사량도는 낚시나 등산을 염두에 둔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가는 곳곳이 암릉인 지리망산은 수려한 풍광 덕에 많은 등산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본래 섬 이름은 '용태도'였는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용을 '뱀'으로 낮춰 부르면서 지금의 사량도로 굳혀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명에 관한 설은 다양하지만, 사량도는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곳이다. 특히 봄볕 머금어 더욱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하는 산행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가는 곳곳이 암릉인 지리망산은 수려한 풍광 덕에 많은 등산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사량도 산행은 돈지리에서 시작해 윗섬에 위치한 지리망산(해발 398m), 불모산(400m)을 거쳐 옥녀봉(303m)으로 이어진다. 종주 코스는 약 8km에 달한다.
조금 과장하면 국내 유명한 산들의 웬만한 봉우리를 오르는 것만큼 고되다. 산을 종주하는 데만 최소 4시간 30분이 걸린다.
지리망산과 불모산 두 산은 높이가 비슷한 데다 주릉(主稜·산등성이의 가장 높은 부분)좌우로는 천 길 낭떠러지가 펼쳐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산 모두 정상에서 맛보는 탁월한 경관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다.
특히 지리망산은 지난 2002년 산림청에서 지정한 100대 명산에 들었을 정도로 그 자태가 빼어나다.
이곳 주민들은 지리망산을 '지리산'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하게는 지리'망'산이 맞는 명칭이다. 날씨가 화창할 때면 봉우리 능선에서 저 멀리 지리산까지 조망할 수 있는 덕이다.

지리망산. 발길 닿는 곳곳에서 수려한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지리망산은 국내 다른 명산에 비해 비교적 높이도 낮고 규모도 작다. 하지만 이 산은 결코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산행코스도, 곳곳에 펼쳐지는 암릉(岩稜·암석이 노출된 산의 능선)도 험준하기로 유명한 산들에 절대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찔한 암릉이 곳곳에 펼쳐진 사량도 지리망산[사진=기수정 기자]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에 깎인 바위산은 언제 어느 때나 위풍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뾰족하게 솟아오른 암릉, 경사가 급한 벼랑을 지날 때마다 정신이 아찔하고 오금이 저린다. 하지만 꼭 감았던 눈을 살포시 뜨는 순간, 눈 앞에 펼쳐지는 너른 바다는 실로 아름답고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은 참으로 맛있다.
산행 내내 펼쳐지는 수려한 풍광은 옹골차기 그지없다. 갈수록 새롭게 펼쳐지는 풍광에 이끌려 가파른 바위를 수천 번 오르내리지만, 발걸음은 오히려 가볍다.
사량도 바다낚시도 지리망산 종주만큼 유명하다.
아랫섬에만 약 7개의 갯바위 낚시 포인트가 있다. 이곳에는 볼락, 도미, 광어, 감성돔을 찾는 낚시꾼이 1년 내내 끊이질 않는다.
굳이 산행이나 낚시가 아니어도 사량도에 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사량호 나루터에서 내지마을까지 이르는 중간에는 사량도 유일의 대항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사량면사무소 뒷길 해안선을 따라 한 15분쯤 걸어 내려가면 화장실과 샤워장, 야영장, 그늘막 등의 부대시설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

사량도의 수려한 풍광은 지리망산에서만 볼 수 있는 특권이다.[사진=기수정 기자]

지리망산의 아름다운 풍광은 절로 발길을 멈추게 한다.[사진=기수정 기자]

빼어난 경치를 내려다보며 잠시 숨을 고르는 등산객 [사진=기수정 기자]

옥녀봉 가는 길에 내려다본 장쾌한 풍광[사진=기수정 기자]

옥녀봉으로 가는 길 거쳐야 할 관문 '출렁다리' [사진=기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