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7년간 수출 금지라는 강력한 제재를 선언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중싱(中興·ZTE)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주가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전망이 나온다.
무려 30여개의 펀드가 향후 ZTE의 주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향조정했다고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가 19일 보도했다. ZTE는 중국 A주 선전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 동시 상장사로 미국 상무부가 수출금지 카드를 꺼낸 다음날인 17일부터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것은 쳰하이카이위안(前海開源)펀드로 22.82위안을 예상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칠 경우 도달 가능한 수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살아날 것이라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 일단 중국이 국산 반도체 산업 육성과 기술력 제고에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을 기반해 최근의 충격을 서서히 소화할 수 있으리라는 것. 관련 기업의 급성장세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ZTE가 화웨이와 함께 중국 양대 통신장비업체이자 또 중국 대표 국산 스마트폰 브랜드로 펀더멘털이 튼튼한 것도 충격을 완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 자산컨설팅업체 거상차이푸(格上財富)의 양샤오칭(楊曉晴) 연구원은 "ZTE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핵심 업무에 직격타가 될 수 있어 일부 투자기관이 주가 급락을 점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또 상당수 투자기관이 전망치를 유지하며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ZTE 갈등이 미국의 관세폭탄 투하 예고로 격화된 미·중간 무역전쟁의 주요 포인트로 이를 기점으로 새로운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상당하다며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현재 ZTE 주식을 보유한 펀드 등이 600여개로 이들이 동시에 움직이면 주가 흐름도 바꿀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
중국 금융정보업체 윈드(Wind)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53개의 공모펀드가 ZTE A주 주식 3억268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인 36.36위안 기준 시가총액은 100억 위안을 웃돈다. 이를 기준으로 최근 30여개 펀드사의 평균 전망치까지 주가가 떨어진다면 시총이 무려 20억 위안 증발하는 셈으로 충격이 크다
중국 증시 방어전의 핵심세력으로 국가대표로 불리는 투자기관이 ZTE의 핵심주주인 것도 주목된다.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의 산하 투자기관인 중앙회금공사(회금공사)가 총 5252만주를 보유해 ZTE의 3대주주다. 사회보험기금도 대거 포진해 있다.
또, 자오상펑칭(招商豊慶), 푸궈(富國)국유기업 개혁 등 중국의 대형 공모펀드 8곳이 ZTE의 주식을 각각 500만주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펀드가 보유한 주식의 시총이 10억 위안에 육박한다. ZTE H주 주식에도 14개의 펀드가 투자해 1179만3200주를 보유 중이다.
우궈핑(吳國平) 포위안(珀源)펀드 대표는 경제관찰망과의 인터뷰에서 "ZTE 주가가 거래 재개 후 1, 2거래일 하한가를 기록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ZTE가 관련 규제를 수용할 수 없다며 대응에 나섰고 서서히 문제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ZTE 펀더멘털이 탄탄해 단기적 급락은 오히려 기회라고도 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를 관찰하며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