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마구 몰려와도 여전히 침착하다.”
17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마오쩌둥(毛澤東)의 시 한 구절을 읊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율 평가 관련 중국과 러시아를 비난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금리는 올리고 있는데 러시아와 중국은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시키며 ‘평가절하 게임’을 하고 있다”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와 관련 신문은 지난 13일 미국 재무부는 ‘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부정적인 방식으로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며 반박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는 주요 교역국 중 어떤 나라도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하지 않았다.
신문은 이어 “다수의 외신도 트럼프의 행보를 비난했다”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의 보도를 인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 “빌 클린턴 정부 때는 로버트 루빈 당시 전 미국 재무장관만이 환율 평가에 대해 논할 수 있었다”며 “정치 지도자의 환율 관련 언급은 금기시 돼 왔는데 트럼프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맡겨야 하는 환율이 트럼프의 계속된 언급으로 요동치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글이 게시된 직후 달러화 가치가 급락했다.
CNN도 트럼프의 발언과 미국 재무부의 보고서가 상반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한 주장은 확실한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금융 시장은 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CNN은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미·중 간 무역전쟁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의 환율전쟁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코브 미르킨(Yakov Mirkin) 러시아 과학원 세계경제와 국제관계 연구소 전문가는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였다”며 “그러나 최근 러시아에서 달러 가치는 매우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해질수록 러시아인은 달러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