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을 고시하면서 내년 8월까지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정부청사로 이전을 해야 한다. 현재 과천정부청사에 있는 과기정통부 소속 공무원 777명이 단체로 짐을 싸야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통신사를 비롯한 주요 ICT업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와 CJ헬로·티브로드·딜라이브 등 주요 방송매체 대부분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SW·SI·포털·보안 등 과기정통부와 접촉이 잦은 IT 서비스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정책협의 파트너인 방송통신위원회도 과기정통부의 이전에 따라 업무 협의가 녹록지 않아질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는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주파수 경매, SW진흥법, 유럽 개인정보보호법(EU GDPR) 등 IT 현안이 산적하다"며 "세종청사와 서울간 왕복 4시간이 넘는 상황에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지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과기계 관계자는 "대덕연구단지는 연구소들과 대학교, 출연연들이 밀집한 연구 특구지만, 소통과 협업이 단절되는 경향이 컸다"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워진 과기정통부가 중심에 서서 이들과의 원활한 교류와 협력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공무원들은 세종청사 이전에 덤덤한 표정이지만, 일부 어수선한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일찌감치 행정도시특별법 6조에서 규정한 이전 대상에 속해 있어 세종시행은 예견돼 있었다는 반응이다. 다만 정부세종청사 신축이 2021년에 끝나 당장 내년에 들어갈 입주 공간이 부족하고, 부처 이전으로 2300억원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잦은 이전에 따른 공무원들의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2016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과천정부청사 기존 4동 건물에서 5동으로 이전하는데 44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며 "불과 2년만에 세종으로 이전하면서 또 한번 행정, 인력 낭비가 이뤄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