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어 꽃잎 향기 가득한 거리에 서면 / 사무치게 그리워서 기억 저편에 돌아선 너에게···.’
봄날에 어울리는 호소력 짙은 음색의 소유자, 가수 송지현씨(37)가 최근 발표한 첫 디지털 싱글 앨범 ‘흐린 봄날의 기억(김우상 작곡·이지원 작사)’의 도입부다. 이 곡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봄이라는 기억의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이 있냐는 짓궂은 첫 질문에 송씨는 “작년에 결혼을 해서 없지만, 있어도 없는 것으로 할게요”라며 의미심장(?)한 말로 웃으며 받아넘겼다.
4월 초 흐린 봄날의 기억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앨범을 낸 송씨는 강단에 서 학생을 지도할 정도의 실력파 가수로 업계에서 꼽힐 정도의 ‘베테랑’이다.
송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Melly.s(멜리에스)’라는 록(Rock) 밴드로 활동하다가, 이후 아카펠라 밴드 M&M(엠엔엠)으로 옮겨 쭉 활동해 오고 있어요”라며 “음반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보컬트레이너로 일했으며, 현재는 백제예술대학 실용음악과와 온뮤직실용음악학원 리보이스 실용음악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업계에서 자리 잡기 위해 힘든 여정을 해왔다.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하나로 고향인 전남 여수를 무작정 떠난 25살 청년의 운명이었다. 생계를 위해 이벤트 회사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편 꿈을 위해 노래연습도 꾸준히 하고, 탭댄스를 비롯한 다양한 경험도 쌓았다.
송씨는 “대학 때 ‘행복을 좇겠다’라는 생각으로 자퇴를 하고, 서울로 올라와 그때부터 ‘노래와 함께하는 인생’을 시작했어요”라며 “앞으로 작은 소망이 있다면 저의 행복을 위한 노래가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전해줬으면 하는 것이에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송씨와 일문일답.
Q. 디지털 싱글 앨범을 낸 계기는
A. 주위 동료들이 들으면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나 말고도 음원 내는 사람들 많은데 굳이 음원을 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살았어요. 같은 학교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도 제 말을 딱 자르고 “잘못된 생각이며, 가수는 음악으로 말한다”라고 하더라고요. 곡을 써준 김우상이라는 친구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새롭게 제 이름을 걸고 도전했어요.
Q. 봄날의 사랑 얘기를 선택한 이유는
A. 봄바람이 불때마다 음원 차트역주행을 통한 ‘벚꽃연금’을 노리고 있어요. 물론 농담이에요(웃음). 사실 처음에는 ‘익숙한 곳에서 떠나온 사람들의 그리움’에 대해 직접 가사를 써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분위기와 묻어나지도 않고, 가사가 산으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김우상 작곡가가 직접 이지원 작사가에게 부탁을 드렸더라고요. 두 분이 노력해주신 덕분에 머릿속으로 만 그렸던 노래가 제대로 나왔어요.
Q. 주변의 반응은
A. 곡을 들어 보신 분들에게 위로를 받고 행복해졌다는, 그래서 고맙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그냥 삶을 열심히 살아낸다는 정도의 작업이었는데, 많지는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니 큰 보람이에요.
Q. 특유의 음색이 호응을 얻고 있는데...
A. 노래를 할 때 가사에 중점을 두고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에 따른 호흡 조절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가수에게 있어 호흡이라는 것은 단순히 숨을 쉰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곡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변화와 곡에 흐르는 리듬을 표현하는 핵심이에요. 이 같은 부분을 중심으로 노력하다 보니 저만의 목소리를 갖게 된 것 같아요.
Q. 도전해 보고 싶은 음악 장르는
A. 장르를 가리지 않고 노래를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는다면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록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피아노 록의 선두주자인 벤 폴즈(Ben Folds)의 'Still fighting it' 등 꾸준히 듣는 노래들도 있어요. 그래서 록밴드를 다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 언젠가는 20대에 배웠던 탭댄스를 하면서 자유롭게 노래도 해보고 싶어요.
Q. 향후 활동 계획은
A. 우선 제 목소리를 잘 담아 낼 수 있는 발라드로 음원을 꾸준히 내는 게 목표에요. Melly.s의 미발표곡들 다시 작업해서 선보일 계획도 있어요. 지금은 일단 열심히 뛰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제 노래를 들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에요.

가수 송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