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국내 화장품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29억 달러, 2016년 41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아직은 전체 화장품시장에서 큰 규모는 아닐 수 있지만 5년 평균 약 40%의 신장률로 급격히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이 있다. 엔터테인먼트가 그 촉발제 역할을 한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나 국내 화장품 브랜드사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전통적 브랜드 이외 닥터자르트, 클리오, 투쿨포스쿨 등의 새로운 브랜드들의 활약, 마스크팩 브랜드들의 출현과 시장 확대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강화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것은 틀림이 없다.
이러한 브랜드들이 까다로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B.B(비비), C.C(씨씨), 쿠션, 톤업크림 등으로 이어지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ONLY ONE(온리 원)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낸 한국의 창의성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창의성과 기술력은 사실 한국시장이 갖는 특수성에 기인한 바가 크다.
직접 고객사와 시장을 접하면서 K-뷰티의 위상을 실감하는 것은 늘어나는 글로벌 고객사 미팅자리다. 연구소장이지만 SALES(세일즈, 영업)를 겸하지 않을 수 없는 ODM연구원의 특성상 고객사에 제품을 제안하는 자리는 필수적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제품을 소개하려면 영업담당자를 통해 수십 번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와 자료 발송을 해야 겨우 한번 만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알 만한 글로벌 고객사들이 스스로 찾아와 제품 제안을 받고 싶어하고, 정기적으로 제안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 찾아가지 않아도 찾아주는 현상 하나만으로도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의 K-뷰티의 위상이 느껴진다.
다만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선진국시장이라고 불리는 프랑스·미국·유럽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다. 글로벌사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의 한계, 중국·동남아 시장에서의 전초기지로서의 K-뷰티를 넘어서 미국·유럽무대에서 경쟁해도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더 키우는 것이 K-뷰티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종적 한계를 넘어, 고객의 니즈를 심도 깊게 읽어내고 고객에게 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살 제품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선진국과 중국의 사이에 위치하는 K-뷰티가 아닌 전세계를 누르는 글로벌 K-뷰티의 미래를 꿈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