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는 올 1분기 글로벌 증시 쇼크, 미·중 무역전쟁 등 영향으로 상하이종합지수가 4% 넘게 하락했다. 올 2분기에도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후강퉁·선강퉁 거래한도 확대, 중국 본토주식인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중국예탁증서(CDR) 도입 등 시장 개방 확대 조치가 중국 증시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도 9일 보고서에서 중국 CDR도입, MSCI 지수 편입 등이 중국 증시 상승 추진력이 될 것이라며 A주에 대해 잠정적으로 '매입' 등급을 매겼다.
◆ "130억 위안→520억 위안" 확 늘어난 후강퉁 거래한도
구체적으로 홍콩에서 상하이·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하루 거래한도는 기존의 130억 위안에서 520억 위안(약 8조8000억원)으로,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 본토 투자자의 하루 거래한도는 105억 위안에서 420억 위안으로 늘어난다.
후강퉁은 지난 2014년 11월 17일 개통된 이래 3년 반 가까이 운영됐다. 지난 3월말까지 후강퉁 누적거래액은 7조8000억 위안(약 1329조원)이다. 이중 외국인 투자자가 홍콩을 통해 중국 본토에 투자한 누적거래액은 4조3000억 위안, 중국 본토 투자자가 홍콩 증시에 투자한 누적거래액은 3조5000억 위안이다.
2016년 12월 5일 개통된 선강퉁은 개통 1년 4개월간 누적 거래액이 2조2000억 위안에 달했다. 이중 외국인 자금 순유입액은 351억4900만 위안에 달했다.
◆ MSCI 지수 편입···최대 200억 달러 몰려올듯
후강퉁·선강퉁 거래한도 확대는 6월 1일부터 중국 A주의 MSCI 부분 편입에 대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중국 A주 대형주 236개 종목은 오는 6월 1일, 9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유통 시가총액의 각각 2.5%씩, 총 5%가 MSCI에 부분 편입된다. 이로써 MSCI 신흥지수에서 A주의 비중은 6월 0.37%, 9월 0.73%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MSCI는 A주 부분 편입으로 단기적으로 170억~180억 달러(약 19조원)가 중국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쑤제(蘇杰) 중국은행 홍콩 고급 경제연구원은 “비록 초기 A주 편입 비중이 높지 않지만 MSCI가 기관투자자의 중요한 벤치마크가 되는 만큼 A주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중국 증시에 유입될 것”이라며 “올해 약 150억~200억 달러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MSCI 편입 종목은 지난해 발표된 222개에서 14개가 늘어난 것으로, 금융주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명단은 5월 정식 발표될 예정이다.
향후 MSCI 편입 종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증시가 이르면 6월부터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이 중국 본토에 상장할 수 있도록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와 유사한 중국예탁증서(CDR)를 도입하기로 하면서다. 웨이전(魏震) MSCI 아시아·태평양 지역 집행 이사는 지난달말 봉황망과의 인터뷰에서 해외 상장된 중국기업이 중국 본토에 상장한다면 MSCI A주 편입종목 명단이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알리바바, 바이두 회귀···연내 후룬퉁 개통도
CDR이 도입되면 중국 IT기업 3인방인 BAT(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 약자)처럼 미국·홍콩 등 중국 본토 밖에 상장된 우수한 기업도 중국 A주에 이중 상장할 수 있게 된다. 알리바바와 바이두의 6월 중국증시 회귀설은 이미 시장에 파다하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 증시에 경쟁력있는 하이테크 기업을 유치해 중국 자본시장 위상을 세우는 한편 중국 증시에 더 많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00억 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이 상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올해 안으로 상하이와 런던 증시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룬퉁도 개통할 예정이다. 후룬퉁은 2015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처음 거론되며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으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이유로 그동안 진척이 더뎠다.
텅페이(騰飛) 광다은행 수석 스트래지스트 "후룬퉁 개통으로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돼 중국 자본시장 구조 완비, 투자자 다원화, 증시 안정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