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제주가 좋아 노후에 집 한 채 지을려고 50평 샀는데 속은 것 같다”며 “지금껏 이 돈을 만드느라 가족들에게는 지독한 짠순이였다”고 울먹거렸다. A씨는 조그만 매장 운영하면서 틈틈이 돈을 모아 아름다운 제주에 소박한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진 40대 주부이다.
특히 지난 2015년 11월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전격 발표된 이후, 기획부동산들이 제주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A씨가 3.3㎡당 100만원 주고 샀다는 땅을 살펴보면,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 임야 1만4000㎡로 법인 외 70명의 소유자이다. 또한 같은 지역내 2만여㎡ 소유자 역시 85명이다.
기획부동산들은 외지인이 농지를 못 산다는 틈을 노려 임야를 집중 매입하고 있다. 실제로 10만원도 채 안되는 땅을 ‘지분 쪼개기’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먹튀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어도 행정은 손 놓고 있다.
A씨에 따르면 기획부동산은 조감도를 보이며 노후에 집 짓고 살 수 있는 곳, 건축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전체 매입금액도 1억원 미만인데 이런 땅이 어디 있냐고 다그쳤다. 대규모 단지가 들어올 것이라 부풀렸다. 부동산 지식이 부족했던 그는 그럴싸한 조감도에 현혹돼 사기 당했다는 사실도 한참 후에나 알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토지를 수십명 지분으로 묶어 놓으면, 팔지도 사지도 못하는 구조가 돼 버린다”며 “기획부동산은 심각한 재산적 피해를 입히며 한사람의 인생을 죽이는 행위”라고 강력한 법적조치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