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증시 폭락, 억만장자 자산 160억 달러 증발

2018-04-1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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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재 조치로 인한 주가 폭락이 원인

루살·En+ 50% 이상 폭락…데리파스카 회장, 최대 피해자

글라센버그 글렌코어 CEO, 루살 이사회 탈퇴 선언

올레크 데리파스카 루살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억만장자들이 괴로운 한 주를 보내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러시아 재벌을 겨냥한 새로운 제재 방안을 발표한 것에 이어 러시아 증시 폭락으로 10조원 이상의 손실을 맛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미국의 제재 조치로 러시아 억만장자들의 자산 중 160억 달러(약 17조464억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현지시각) 러시아 RTS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1.50포인트(11.44%)가 폭락한 1094.98포인트를 기록했다. 2014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포함된 러시아 부자 27명 중 26명이 주가 폭락으로 자산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올레크 데리파스카 회장은 자신이 이끄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 기업 ‘루살’과 ‘En+’의 주가 폭락으로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9일 홍콩증시에서 루살의 주가는 50.4% 폭락해 시가총액 45억 달러가량이 증발했다. 런던증시의 En+ 주가는 54%가 추락해 시가총액이 20억 달러가 감소했다.

블라디미르 포타닌 인테로스 그룹 회장(22억2000만 달러), 바기트 알렉페로프 루크오일 사장(13억7000만 달러), 빅토르 벡셀베르크 레노바 그룹 회장(12억8000만 달러) 등의 재산도 크게 줄었다.

특히 데리파스카 회장은 주가 폭락, 재산 손실에 이어 파트너까지 잃을 위기에 직면했다.

루살 지분 8.75%를 보유한 글렌코어의 이발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루살의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글렌코어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 발표 이후 루살과의 알루미늄 거래를 중단하고, 주식교환 계획도 철회하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압박으로 러시아 알루미늄 생산업자가 위기에 빠졌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파가 루블화와 글렌코어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재벌(올리가르히) 7명과 이들이 소유한 12개 기업, 정부관료 17명, 러시아 국영 무기거래 기업과 은행 1개 등 총 38개 대상에 제재를 단행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과 기업, 기관들은 미국의 사법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자산이 전면 동결되고 미국인들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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