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떠난 베트남, 현지업계에는 기회…신규 공유차량 앱 ‘VATO’ 등장

2018-04-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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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버스운송업체 퐁짱 1억달러 투자 탄생한 'VATO' 앱

이달 호찌민·하노이서 정식 도입…우버 철수로 기존 5월 계획보다 앞당겨

'운임 흥정 기능' 앞세워 그랩과 점유율 확보 경쟁

5000명 운전자 바토에 지원 신청…우버 운전자 실직 해결에도 도움될 듯

베트남 차량공유 앱 바토(VATO)의 오토바이 운전자. [사진=바토 제공]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Uber)’의 베트남 시장 포기 결정이 현지 기업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 매체는 “우버가 베트남과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이 베트남 기업의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버스회사 ‘퐁짱(Phuong Trang)’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베트남 장거리 버스 운송 서비스업체인 퐁짱은 최근 1억 달러(약 1066억8000만원)를 투자해 차량공유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바토(VATO)’를 출시했다. 바토는 이달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 두 개 도시에서 정식 도입될 예정이다.

앞서 퐁짱은 바토의 정식 도입 일정을 5월로 세웠다. 그러나 최근 우버가 베트남 시장 철수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일정을 앞당겼다.

우버는 지난달 지분 인수를 조건으로 동남아 차량공유사업을 그랩(Grab)에 매각하기로 합의하고 지난 9일 베트남에서의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바토의 전신은 지난해 3월에 ‘비부(Vivu)’로 이름을 바꾼 차량공유 서비스 앱 ‘페이스카(FaceCar)’다.

지난 2016년 3월에 정식 출시된 페이스카는 지난해 3월 비부로 이름을 변경한 뒤 퐁짱의 투자로 인해 ‘바토’로 또다시 새롭게 태어났다.

트란탄남(Tran Thanh Nam) 비부 창립자는 “우버가 물러난 자리를 확보하고자 베트남 업체들이 차량공유 서비스 앱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역시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토는 베트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그랩과의 경쟁을 위해 ‘운임 흥정 기능’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토의 ‘운임 흥정 기능’은 요금이 정해진 그랩과 달리 이용자가 앱으로 비용을 미리 산출하고 이를 운전자와 협상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기본적으로 바토가 책정한 최저 운임을 기준으로 흥정할 수 있다.

바토 관계자는 “그랩은 베트남 외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 190여개 도시에서 자동차·오토바이 차량공유 서비스와 택시·카풀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랩을 넘어서기 위해선 그랩에 없는 기능이 필요했고,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가격 흥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바토의 택시 요금이 1km당 8500동(약 398원)으로 그랩카(GrabCar) 같은 수준이나 운전자가 내는 수수료 비율이 그랩(25%)보다 낮은 20%로 운전자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택시회사 마이린(MaiLinh). [사진=마이린 제공]


바토는 퐁짱의 푸타(Futa)버스라인 차량뿐만 아니라 대형 택시회사인 마이린(MaiLinh), 비나선(Vinasun) 등의 차량도 이용할 수 있다.

비토의 등장은 우버·그랩 합병에 따른 우버 운전자 실직, 재정 등의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베트남 현지에선 우버 철수로 우버 운전자들이 실직자로 전락하고, 자동차 대출금 등의 빚더미에 오른 것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됐다.

트란탄남 창립자는 “최근 2주간 약 5000명의 운전자가 지원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중 50%는 오토바이 운전자, 50%는 자동차 운전자였고, 500명 정도는 현직에서 활동 중인 운전자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비토 앱 출시는 그랩으로 가지 못한 우버 운전자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우버와 그랩의 합병으로 우버 운전자들이 그랩 소속으로 일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그랩에서의 업무환경이 우버보다 열악해져 그랩으로의 이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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