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기업의 성장전략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은 최 회장의 혁신 실험에 적극 공감했다. 최 회장이 공들여온 사회적 가치가 국제 무대에서도 성장전략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최태원 "사회적 가치 만들어야 기업도 성장"
최 회장은 9일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격변기 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어 "사회적 가치 창출은 기존 시장과 고객을 놓고 서로 뺐거나 뺐기는 '제로 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들과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혁신적인 경영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앞세운 신경영전략의 3가지 방법론도 소개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버텀라인(DBL)과 사회적 가치 측정 △기업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인프라로 활용하는 공유 인프라 △사회적 가치 창출 전문가와 함께 협력하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등이다.
그는 “10년 전부터 사회공헌 활동의 변화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 왔다”며 “사회적 기업을 필두로 기업과 사회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경영전략으로서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고 이를 직접 경영에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마윈 회장 등 中 정·재계 인사와 연쇄 회동
이날 패널로 참석한 글로벌 리더들은 “사회적 가치 경영이 실제로 경영성과로 이어질 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혁신의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최 회장의 의견에 공감했다. 또 국가경제 정책 차원에서도 시사점이 있다고 했다.
세계적 컨설팅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한스 파울 뷔르크너 회장은 "사회경제적 약자 배려, 환경보호 등 '착한 경영'으로 사회적 영향 점수가 상위 10% 이내에 속해 있는 기업은 중간 그룹(50%)에 비해 △기업가치(3~19%) △마진율(0.5~8.2%P) 측면에서 프리미엄이 붙는다"며 이른바 사회적가치 창출이 기업가치나 기업성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 부총재 출신의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는 "사회적 가치 경영은 중국의 경제정책과 우선 순위를 정하는데 참고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밝혔다.
중국 대표 경영대학원인 장강상학원 샹빙 총장 또한 "사회적 가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경영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중국의 미래를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평가에 대해 최 회장은 "SK그룹이 변화하려는 방향성에 대한 확신과 개선 방향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면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차원에서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할 것인 만큼 SK의 실험과 시도에 전 세계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고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반기문 보아오포럼 이사장과 라이프 요한손 에릭슨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국내외 리더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날 포럼이 끝난 뒤 쉬친 허베이 성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중국 최고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서비스업체 아이플라이텍 류칭펑 회장, 중국 1위 서버업체 인스퍼그룹 쑨피수 회장 등 중국 정·재계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또 10일에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샤오야칭 주임과 만나고 11일에는 시진핑 주석이 초청한 재계 간담회에 한국 기업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는 등 보아오 포럼 기간 내내 한중 경제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