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전산오류로 사상 초유의 배당사고를 냈다. 최악의 경우 최소 1700억원이 넘는 손해를 떠안게 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 주가는 장 초반 11% 이상 급락하는 이상 행보를 보였다. 오후 2시 21분 현재 주가는 일부 회복된 2.26% 하락한 3만8900원에 거래중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주당 1000원을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전산입력 오류로 주당 주식 1000주(전일 종가기준 약 3980만원어치)를 입고했고, 이를 일부 직원들이 장내에서 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삼성증권 창구에서만 500만주 이상의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매도물량이 과도하게 유입되자 거래소는 일시적으로 거래를 제한하는 정적 변동성 완화장치(VI)를 발동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측은 “상황 파악 후 잘못 입력됐던 주식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으나, 일부 직원들이 배당받은 주식을 매도했다”면서 “당시 매도된 물량은 잘못 입력됐던 주식수의 0.18%로 매도수량은 501만2000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3.17%(283만1620주)에 달한다. 즉 28억3000만주가 입고된 셈이다. 일부 매도된 주식은 삼성증권이 주식을 빌려서라도 매수자에게 체결을 해줘야 할 판이다. 주당 3만5000원으로 가정하면 피해규모는 1754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측은 “매도됐던 물량에 대해서는 시장에 영향이 최소화 되는 방법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을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크게 놀란 눈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 이런 경우는 본적이 없다”면서 “금융당국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관련 내용을 조사중이어서 말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과가 나올 때 언론보도를 통해 알리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