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 예술감독 “김정은 위원장,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에 관심”

2018-04-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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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예술감독을 맡은 가수 윤상이 지난달 31일 오후 평양순안국제공항에 도착,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측 인사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평양을 방문한 우리 예술단의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가수 윤상이 지난 1일 ‘봄이 온다’ 공연을 관람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뒷얘기를 공개했다.

윤상은 지난 2일 고려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공연에 생각보다 호의적이었던 북측의 반응에 놀라워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 곡 끝날 때마다 계속 박수를 치더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는 북측에서 좋아해 YB가 편곡했는데, 김 위원장이 자기가 듣던 것과 달라서 그런지 재밌어하며 편곡을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 가수들이 북측 노래를 부를 때 객석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공연 레퍼토리에 북측 노래를 더 많이 포함시켰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덧붙였다.

감기로 고생한 조용필과 사회자와 가수로 활약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서현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윤상은 “어제(1일) 무대에서는 전혀 그런 걸 못 느낄 만큼 열창을 해주셨고, 서현씨도 무대에 올라가선 끝날 때까지 담대하고 자연스럽게 말도 잘하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공연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윤상은 “북측에서 원하는 음악을 못 맞춘 부분도 있다. 우리가 사실 북한 노래를 잘 모르지 않나.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북한 음악을 우리 식으로 들려드리고 싶다. 그분들이 ‘우리가 남에 갔을 때 당신들 노래 많이 불렀다. 얼마나 많이 준비했는지 기대하겠다’고 했을 때 미안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일 13년 만의 평양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리 예술단은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한 예술단과 함께 합동 공연을 진행했다. 당초 예정됐던 오후 4시(평양 시간)에서 우리 측 요청으로 한 시간 앞당겨진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이번 공연은 2시간 동안 진행돼 1만2000석을 가득 채운 북한 관람객들과 서로의 음악을 공유하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남긴 채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이번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은 5일 MBC, KBS, SBS 등 방송 3사를 통해 동시간대에 약 2시간에 걸쳐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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