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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을 앞둔 금호타이어와 한국GM 노동조합이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29일 금호타이어 및 한국GM에 따르면 3월 말까지 경영 정상화 관련 합의점을 도출해야 하는 각사 노조가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상황이 더 급한 곳은 금호타이어다. 당장 내일인 30일이 채권단이 제시한 자율협약 만료 기한이다. 이날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1조3000억원 규모 채권 만기 연장 기한이 끝난다. 이 외에도 4월 2일 270억원 어음 만기, 4월 5일 400억원 회사채 만기 등이 이어진다.
노조는 협약 만료일인 30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외매각 철회, 법정관리 반대, 국내기업 인수 보장을 촉구했다.
이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0일까지 노사 자구안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못 박았다. 동시에 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해외매각 찬반 투표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노조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외매각 찬반투표 거부 의사를 나타낸 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속에 국내기업 인수 참여를 요구했다. 만약 해당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예고한 총파업을 취소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노조는 "실제 국내 복수 기업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 27일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발표했던 타이어뱅크의 경우,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에 노조가 언급한 복수 기업 역시 실질적 인수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럼에도 조삼수 금호타이어 대표지회장은 "인수 의향이 있는 국내 기업이 있음에도 산업은행이 법정관리를 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해외 매각을 즉시 중단하고 국내 인수 희망업체를 참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안에 대해서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바라는 국내업체가 있어서 법정관리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미 청산가치가 높다는 실사가 완료된 시점에 법정관리로 들어가게 되면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노조 측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부도 위기에 "협박 말라"는 한국GM 노조
한국GM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건 마찬가지다. 오는 31일까지 본사에 빌린 차입금 7220억원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또한 4월 초에는 98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따라 GM 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동률이 20%를 밑돈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고, 인건비 절감 등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했다.
한국GM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를 철회하라며 임단협에 협조하지 않기 시작했다. 추후 기본급 동결 및 성과급 삭감에는 동의했으나, 연간 약 900억원 규모인 복지후생비 삭감은 거부하고 있다. GM은 결국 '부도' 가능성을 언급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지난 28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GM은 한국시장에 신차 배정을 포함, 수 조원에 달하는 신규 투자를 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만약 3월 말까지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4월 초에 도래하는 각종 비용 지급을 위한 추가 자금 확보가 불가능한 사태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노조 측 협력을 요구했다.
또한 "현재 회사의 유동성 상황을 감안했을 때 추가 자금이 수혈되지 않는다면 4월 6일 지급하기로 2017년 임금협상에서 합의한 일시금을 포함해, 각종 비용에 대해 지급 불능 사태에 이르게 된다"고 유동성 위기를 우려했다.
한국GM 노조는 회사의 부도 위기를 '협박'이라 주장한다. 한국GM 노조는 금일 기자회견을 열고 "GM은 4월 20일까지 노조가 동참하지 않으면 부도 신청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오로지 노조의 양보만을 요구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GM 자본은 부실경영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물어 군산공장 폐쇄와 노동자 수천명을 공장 밖으로 내쫓았다"면서 "이제는 조합원들이 수십년간 지켜온 민주노조까지 말살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이러한 GM 자본의 하수인이 돼 단체교섭에 개입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장의 사퇴까지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