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 데뷔한 리설주로 본 북·중·일 퍼스트레이디 탐구

2018-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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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조용한 내조에서 목소리 내는 적극 내조로 진화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가 김정은의 집권 후 첫 외국 방문에 동행하면서 화제를 오르고 있는 가운데, 덩달아 중국의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리설주와 펑리위안, 그리고 일본의 퍼스트레이디인 아베 아키에까지,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봤다.

▲'동지'에서 '여사'로 호칭바뀐 리설주
리설주는 함경북도 청진시 출신으로 나이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1989년생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리설주는 북한의 유명 예술전문학교인 금성학원에서성악을 배웠으며 김일성종합대학 박사원을 다니다가 2009년 여성 6중창단 '모란봉중창단' 단원으로 발탁됐다. 이때 장성택의 직속 관할이던 조선인민내무군협주단에서 활동하며 김정은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방위원장과는 2009년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0년 첫째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 2013년에 둘째 딸을 낳았고 지난해 셋째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딸은 같은 해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주애'라고 이름을 밝히며 딸이라고 알려졌지만 셋째 아이의 성별은 알려진 게 없다.

그동안 리설주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북한 내 위치를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김정은과의 거리를 통해 유추는 가능하다. 지난 6일 북한이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김정은과의 만찬 영상을 보면 김정은 바로 오른쪽 옆에 리설주가 앉아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8일 열린 건군절 열병식 보도 이후 리설주의 호칭을 동지에서 여사로 바꿔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리설주의 영부인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EPA]


▲패션감각 뛰어난 펑리위안

중국 국민여가수이자 중국군 소장인 펑리위안은 산둥성 출신으로 산둥예술학원을 졸업한 뒤 18세 때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소속 가무단 단원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1982년 중국 CCTV 주최 가요대회에 참가해 수상했으며 당시 그녀가 부른 '희망의 들판에서'라는 노래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이때부터 펑리위안은 스타가 됐다.

펑리위안은 1986년, 친구의 소개로 당시 샤먼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진핑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샤먼시에서 시진핑보다 더 유명인사였던 펑리위안은 시진핑의 촌스런 첫인상에는 실망했지만 솔직하고 진실된 매력에 반해 첫만남에 결혼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난 지 반년을 조금 넘긴 1987년 9월, 두 사람은 사진관에서 결혼사진을 찍은 뒤 집에서 시 간부들을 불러놓고 회식을 겸한 간단한 혼례를 올려 부부가 됐다.

당시 참석했던 인사들은 그 자리에서 인기가수 펑리위안을 보고 의아해하다가 시진핑이 새 아내라고 소개하자 깜짝 놀랐다고 한다.

펑리위안은 시진핑이 국가주석이 된 후에도 전국문학예술계연합회 부주석,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결핵 예방치료 친선대사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에이즈 퇴치에 앞장선 공을 인정받아 유엔으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또한 시진핑의 외국 순방에도 적극 동행한다. 세련된 이미지를 내세우며 국제 외교 무대에 모습을 비치기도 한 그녀는 2015년 9월에는 여성·아동·교육을 주제로 한 유엔 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해 큰 주목을 받았다.

펑리위안의 패션감각도 늘 주목을 받았다. 올해 55세인 펑리위안의 옷차림에 대한 세부 사항은 중국의 관례상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블레이저와 브로치, 정교한 클러치로 구성된 자신만의 패션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다.

덕분에 펑리위안은 '베니티페어'가 선정한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적인 행사에서 중국 디자이너들을 주목받게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포터' 매거진이 발표한 100명의 인크레더블 여성(Incredible Wopaman)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선술집 운영 생각한 적 있어" 아베 아키에

일본 정치에서 최대 야당은 민주당이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어떤 야당보다 막강한 야당이 총리관저에 있다"고 말한다. 바로 일본의 퍼스트레이디인 아베 아키에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키에는 일본의 원전 재가동 정책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소비세 인상 정책 등 아베 신조 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안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현해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에 김정숙 여사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과 같은 것이다.

아키에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일본에서도 큰 반향이 일었다. 그동안 총리부인이 누구인지조차 관심이 없던 일본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총리부인은 처음이었던 까닭이다. 그녀는 남편의 그늘 속에서 감춰진 존재로 살아야만 했던 그동안의 총리부인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아키에는 일본의 대표적 제과업체인 모리나가 가문의 외손녀이기도 하다. 대학 졸업 후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츠에서 일을 하기도 했던 아키에는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주선으로 아베를 만나 1987년 결혼했다.

술을 못 마시는 아베와 달리 아키에는 매우 사교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의 술 실력은 꽤나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는 후문, 이뿐만 아니라 남편의 지역구에서 '아키'라는 애칭으로 라디오 방송 DJ를 했던 일화도 일본에서는 유명하다. 선거 시즌에는 다른 지역구 지원으로 자신의 지역구를 챙길 수 없는 아베를 대신해 유세를 돌아 내조를 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2007년 초라하게 총리직을 사임했을 당시 아키에는 일본식 유기농 안주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선술집 운영을 생각했다고 한다. 2012년 가을, 아베 총리는 정계 복귀를 활발히 준비중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뜻대로 도쿄에서 선술집을 열었다. 아베는 부인에게 가게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내걸고 장사를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베와 아키에 사이에는 자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아키에는 2006년 자신이 불임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며 마음고생을 해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김정은의 중국 방문때 리설주가 동행한 것을 두고 북한 매체 역시 보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의 해외 방문이나 외교 행사와 관련해 이처럼 부인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를 두고 북한 전문가들은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부각시켜 정상 국가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이한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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