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31일 롯데컨소시엄이 추진하던 안면도 3지구 개발 사업이 충남도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취소로 물거품이 됐다.
조한영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2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 측이 탈법적 특혜를 요구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조 국장은 “롯데는 추가 연장 요청 사유로 지구 내 토지 중 롯데가 매입 후 태안군에 기부채납토록 돼 있는 녹지를 매입 대상에서 제외시켜 줄 것과 전체 토지 가격을 일정액 이하로 조정하는데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함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는 롯데의 추가 연장 사유가 공모지침에 위반되고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법적 사항이라며, 롯데가 본계약 체결을 위한 사업법인(SPC)도 설립하지 않아 공모지침 제28조에 의거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안면도 관광지 조성 사업은 2020년까지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299만 152㎡에 1조 474억원(민간자본 9064억원)을 투입, 호텔과 콘도, 골프장, 테마파크 등을 건립해 사계절 명품 휴양 관광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도는 2015년 11월 안면도 관광지를 4개 지구로 분리, 이 중 3개 지구는 공모를 통해 개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새로운 개발 방식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도는 안면도 관광지 개발에 대한 공모를 추진했고, 3지구에 단독 응모한 롯데는 2020년까지 2107억원을 투입해 10층 규모의 콘도미니엄 등을 건립하겠다는 사업 제안서를 제출, 2016년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도는 같은 해 7월 롯데, 태안군과 MOU 체결, 이듬해 7월 29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이와 관련 롯데는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본계약을 3월 28일까지 8개월간 연기해 줄 것을 요구했고, 도는 이를 수용했다.
본계약 무산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부터다. 문서 등을 통해 ‘정상 추진’ 의사를 밝혀 온 롯데가 본계약 체결 기한을 2개월여 앞둔 지난 1월 17일 돌연 ‘녹지 등 기부채납 토지 매입 제외’ 등 5개 사항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기부채납 대상 토지는 녹지 21만 2239㎡, 도로 1만 1773㎡로, 롯데가 매입키로 한 56만 3085㎡의 39.8%에 달한다.
하지만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자가 새로 설치한 공공시설은 관리청에 무상 귀속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안면도 관광지 개발 공모 지침서에도 “개발 사업자는 대상 토지 전부를 매입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했고, 공공시설은 5년 내 태안군에 무상 귀속 조치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조성계획 변경을 통해 기부채납 토지에서 제외 해달라는 롯데의 요구는 법과 공모 지침을 어겨가며 자신들에게 특혜를 달라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도는 롯데가 응모할 때 공모 지침서와 사업 대상 토지에 대한 검토를 거쳐 제안서를 작성·제출한 데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조성 계획 변경은 공모 지침 및 관련 법령 위반, 특정 사업자에 대한 특혜 제공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입장을 지난달 6일 롯데에 통보했다.
관계 전문가 역시 경관녹지는 공공시설로 무상 귀속 대상이고, 현 시점에서의 조성 계획 변경은 공모 지침 위반이라며 도의 판단을 뒷받침했다.
도는 이와 함께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약서 등을 롯데에 보내 검토를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
지난 15일 롯데와의 협의에서는 롯데가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를 결정하는 이사회조차 열지 못해 SPC 설립에 실패한 사실까지 확인했다.
롯데는 이 자리에서 SPC 설립 전제 조건으로 전체 토지에 대한 매입 가격을 최대 241억 원으로 제시하며, 도가 이를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도는 이 문제 역시 토지 가격은 2개의 감정평가기관의 감정 결과를 따르도록 한 공모지침에 위반되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본계약 체결 필수 요소인 SPC 설립 조건은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취소 사유에 해당돼 3월 28일 롯데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본계약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기부채납과 토지가격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업 포기를 위한 구실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수년 동안 공을 들여 온 관광지 조성 사업이 차질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