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총 7조5000억원을 투입해 중국 시안 반도체 2기 라인을 건설한다. 글로벌 IT(정보기술) 시장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3D V낸드플래시(V-NAND)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삼성전자가 점차 총수 부재로 인한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경기 화성캠퍼스에 최소 6조5000억원 규모의 EUV(극자외선) 라인을 착공한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시안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8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에서 ‘삼성 중국 반도체 메모리 제2라인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후허핑 산시성 성위서기, 먀오웨이 공신부 부장, 류궈중 산시성 성장,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 이강국 주시안 총영사,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산시성 정부와 총 70억 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의 시안 반도체 2기 라인 투자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김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시안 반도체 2기 라인의 성공적인 운영으로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며 “차별화된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해 글로벌 IT시장 성장 지속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인 동시에 글로벌 IT업체들의 생산기지가 모여있는 중국 현지시장에서 제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현지 시장의 요구에 보다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1기 라인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3년 전자연구소 설립 △2014년 1세대 낸드플래시 양산 △2015년 후공정 라인 완공 등 시안 반도체 사업장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시안 반도체 2기 라인의 가동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 시안 공장의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22만장으로 기존(10만장)의 배를 넘어서게 된다.
◆삼성, 총수 부재 불확실성 제거…투자 정상화
이 부회장의 구속 등으로 멈춰섰던 삼성전자의 투자 시계가 다시 정상 작동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3일에는 경기 화성캠퍼스에서 '삼성전자 화성 EUV(극자외선) 라인 기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라인 건설에 착수했다.
내년 하반기에 EUV 라인을 완공하고 시험생산을 거쳐 2020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초기 투자에만 6조5000억원이 들어가며 향후 시황에 따라 그 액수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처음으로 거머쥔 세계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HS 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액은 620억3100만달러(66조2800억원), 점유율은 14.5%를 기록했다.
이는 매출액 기준으로 전년보다 53.4% 증가한 액수다. 인텔은 지난해 매출 614억600만달러, 점유율 14.3%를 기록하며 24년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메모리반도체 가격상승 등에 힘입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시장의 패권을 두고 삼성전자와 인텔이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