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 및 사전 조율을 목적으로 방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특별열차를 타고 북한을 출발한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베이징에 도착해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와 면담했다.
김정은이 집권 이후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최초로, 시 주석과도 처음 대면했다. 중국 측은 김정은의 방중 기간 중 보안 유지에 주력했다.
김정은의 이번 방중은 최근 급변한 한반도 정세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만큼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과의 사전 조율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의지를 밝혀 중국의 지지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 양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복안으로도 읽힌다.
중국도 냉랭했던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내 영향력을 확대해 이른바 '차이나 패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화에 적극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중국은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 기간 중 과거 김일성 주석이 묵었던 댜오위타이 영빈관 18호실을 내주고, 이동 시 무장경찰 호위를 비롯해 수십대의 경호 차량을 배치하는 등 최대한 성의를 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중은 가까운 이웃이고 전통 우호 관계가 있다"며 "중국은 북한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안정 유지에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량윈샹(梁雲祥)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 게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이 여전히 한반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입증한 셈"이라며 "김정은이 미·중 관계 악화를 기회로 중국 방문에서 상당한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 최고위급 인사와 수행단을 태운 열차는 이날 오후 베이징을 출발했다. 방중 때 거쳐간 랴오닝성 단둥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