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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계속해서 서울시장 출마를 요구하고 있지만, 안 위원장은 가타부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전부터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흘러 나왔지만 안 위원장은 인재영입 발표만 이어가는 중이다. 지나친 출마 명분 쌓기에 당내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안 위원장은 2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장성민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의 영입을 발표했다. 장 전 의원은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인사로, DJ가 14대 대선 패배 후 정계은퇴를 선언했을 당시 곁을 지킨 인물이다. DJ의 정계복귀를 추진하기도 했다. 장 전 의원은 '동교동계 막내'로도 불린다.
안 위원장은 이날도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한 말을 내놓지 않았다. 당내에선 서울시장 출마를 점점 거세게 요구하고 있다. 지난 26일엔 안 위원장의 측근인 장진영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지방선거가 80일 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우리 당에 제대로 된 후보가 없다는 점이 지선 후보들에게 정말로 애타는 면"이라는 게 장 전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안 위원장이 빨리 출마 결단을 내려야 기초·광역의원 후보들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안 위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종용하면서 "경선을 하겠다. 제가 나선 이상 컨벤션 효과(경선 등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를 일으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은 유승민 공동대표도 모른 채 진행됐다. 유 공동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안 위원장에게 빨리 결심하시라고 얘기했는데…"라고 말했다. 경선 여부에 대해선 "출마 의지를 밝힌 분들이 있으면 당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할 방법도 있을 것이다. 고민을 해야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안 위원장의 출마 선언이 늦어지면서 당내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재난 또한 가중되면서 '올드보이 출격론'도 나오고 있다. 정의화(69) 전 국회의장이나 손학규(70) 전 국민의당 상임고문, 김종인(77)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중량감 있는 '올드보이'의 지방선거 출마를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지난 25일 저녁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지방선거 대책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특단의 대책으로 정의화·손학규·김종인 등 올드보이 출격론이 제기된 것이다.
손 전 고문은 이미 한 차례 경기지사를 지냈다.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정 전 의장은 현재 고향인 부산에서 본업인 병원장(봉생의료원)을 하고 있다. 김 전 대표 역시 지난 총선 민주당 승리를 이끌었던 만큼, 이들 올드보이가 출격할 경우 선거 판세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유 공동대표는 "그 분들이 우리 당에 동참할 수 있게 설득할 수 있으면 좋고, 저도 일부는 해왔다"며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 다 지내셨던 분들이라 어떻게 하면 모실 수 있는 고민하던 와중에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주선 공동대표나 저나, 일단은 그 분들을 배려해서 조용히 노력하자는 식으로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너무 올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래'를 내건 바른미래당으로선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