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가 지난해 거둔 연간 매출액이다. NHN엔터는 2017년 매출 9091억원, 영업이익 34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각각 6.2%, 31.7%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NHN엔터가 구 NHN에서 분할해 처음으로 매출액 9000억원을 달성하면서 연매출 '1조 클럽'을 목전에 뒀다.
◆ 신사업의 핵심 간편결제 '페이코', 마케팅 플랫폼으로 진화 중
NHN엔터가 기존의 게임 사업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종합 IT회사를 지향하는 데 있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의 핵심은 바로 페이코다. 페이코는 2015년 8월 출시한 이후 2017년 말 기준 가입자수 760만명, 연간 거래규모 2조 5000억원, 전체 누적 거래규모는 3조 5000억원에 달한다. 불과 3년만에 페이코는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와 함께 간편결제 거래 규모 기준 3강(强)으로 부상하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페이코는 올해 기존 강점을 가진 온라인 간편결제 시장에 이어 오프라인 결제를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매장 확보에 매진하는 동시에, 오프라인 결제 환경과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지역 단위의 '페이코존'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NHN엔터는 지난해 11월 자사의 간편결제 페이코와 삼성페이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간편결제 시장 확대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상반기 시스템 구축이 완료될 경우 오프라인 거래 규모가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페이코를 '소비와 금융의 허브'로 성장시키기 위해 △송금 △포인트관리 △교통 △기프트샵 등 여러 신규 서비스와 쿠폰 비즈니스를 추가하며,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쇼핑, 여행, 금융 등 콘텐츠 채널화가 시작되면 플랫폼으로서의 페이코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현재 5200원으로 평가받는 페이코 기업가치가 거래금액 증가 흐름과 신규 사업 잠재성을 고려할 경우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도 "페이코는 상반기 중 삼성페이와 제휴를 통해 MST결제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올해 거래대금이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음원과 디지털광고, 웹툰, 기술 부문 등 퀀텀 도약
메이저 음원업체인 '벅스'와 티켓예매 사이트 '티켓링크', 일본 웹툰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웹툰 '코미코(Comico)' 모두 NHN엔터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의 한 축들이다. 디지털 광고 사업을 영위하는 'NHN ACE'와 'NHN AD', 지난해 12월 최대주주로 올라선 '인크로스'도 빼놓을 수 없다.
NHN엔터의 통합 클라우드 솔루션 'TOAST'로 대변되는 기술부문 사업 역시 올해를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NHN엔터는 '글로벌 원빌드' 전략과 연계해 주로 게임사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게임베이스' 사업을 확대하고, 공공기관 전용인 'G-토스트 클라우드' 서비스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최근에는 토스트 솔루션에 대대적인 개편을 진행, 협업 도구인 '두레이(Dooray)'와 회계솔루션 ERP 등 서비스형 플랫폼(SaaS) 신규 상품을 출시, 본격적인 영업 강화에 나섰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핵심인 벅스는 2009년부터 갖춰온 '고음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벅스의 고음질 음원을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플랫폼 확장에 주력하겠다는 것. 또한 지난해 6월 도입한 머신러닝 기반 고음질 음원 검증 기술 '소나'를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연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웹툰 서비스 코미코는 현재 일본과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을 비롯, 중국어 번체 및 스페인어권 국가에 서비스 중이다. 향후 언어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저변을 넓혀나가겠다는 목표다. 한국 코미코는 우리나라의 풍부한 만화·웹툰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연재될 수 있도록 글로벌 소싱 지원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장현수 NHN 코미코 대표는 "코미코는 회원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이용자 중심의 작품 감상 환경을 만들어가고, 더 많은 글로벌 인기 웹툰 발굴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모바일+IP+글로벌' 3가지 키워드로 무술년 공략
NHN엔터에게 2017년은 PC 온라인게임 전문 회사에서 모바일게임 전문사로 체질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 해이기도 하다. 글로벌 원빌드로 제작돼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얻고 있는 '크루세이더퀘스트'의 경우 유명 지식재산권(IP)과의 콜라보레이션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히 자기 몫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대만의 국민 리듬게임 'DEEMO'와의 콜라보 업데이트로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5월에는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RWBY'와 콜라보레이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같은해 12월에는 일본 유명 액션 RPG 'Ys Ⅷ'과의 콜라보 업데이트로 다시 한번 자체 일 매출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 같은 기세를 몰아 올해는 '모바일'과 'IP', '글로벌'이라는 3가지 공통 키워드로 모바일 게임 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가장 기대를 하고 있는 작품은 모바일 FPS '크리티컬 옵스'로, 아시아권 이용자가 핵심 타겟층이다. 이와 함께 개발 자회사 NHN픽셀큐브의 '피쉬아일랜드2'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NHN엔터가 이달 설립한 게임 개발사 'NHN빅풋' 역시 다크호스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NHN빅풋은 기존 NHN629와 NHN블랙픽을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양사의 게임 개발 시너지를 높여나갈 채비를 마쳤다. 크루세이더퀘스트와 킹덤스토리 등 글로벌 성과를 인정받은 김상호 이사가 신임 대표로 선임돼 NHN빅풋 고유의 색깔을 낸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NHN JAPAN 시절부터 탄탄하게 게임사업을 영위한 경험을 살려 신규 게임 '컴파스'로 일본 유저들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그리고 있다. 컴파스는 NHN엔터의 일본 자회사 NHN플레이아트와 드왕고가 공동 개발해 2016년 12월 첫 선을 보인 3대3 실시간 모바일 대전게임이다. 출시 2개월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에는 500만 다운로드에 성공했으며, 작년 4월에는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6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불을 지폈다.
NHN엔터 관계자는 "컴파스의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지난해 7월 단일 게임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라인디즈니쯔무쯔무'와 쌍벽을 이루며 일본 시장에서 계속된 선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모노가타리 IP를 활용한 게임과 '아틀리에온라인' 등 2018년 기대작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설명했다.
◆ 직원복지 강화하며 '워라밸' 문화 앞장...올해 NHN엔터 퀀텀점프 시동
NHN엔터는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기업문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이를 본격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직원 복리후생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우선 NHN엔터는 작년 하반기부터 출퇴근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도인 '퍼플타임제'를 시행해 왔다. 퍼플타임제는 오전 8시 30분에서 10시 30분 내 출근시간을 선택, 출근 이전 혹은 이른 퇴근 이후 시간을 육아, 자기계발 등 직원 본인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새해부터는 임신한 직원들이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허리받침쿠션과 발받침 스툴, 전자파 차단 담요 등으로 구성된 '프리맘 서포트 키트'를 제공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직원본인에게 주어지던 100만원 상당의 무료종합건강검진 혜택을 배우자, 자녀, 부모님 등 가족2인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외에도 NHN엔터는 조·중·석식 및 야근자를 위한 간식 등 1일 4식을 무료로 제공하고 △리프레시 휴가 제도 △가족 무료상해보험 가입 △직장보육시설 및 휴양시설 운영 △만 40세 이상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40+클럽 △5월 가정의달 가족초청행사인 위패밀리(We Family) 개최 등 다채로운 복리후생제도들을 운영할 방침이다.
정우진 NHN엔터 대표는 "근무 환경이 좋고 자유도가 높을수록 IT기업의 생산성은 이와 비례해 높아진다"며 "올해 NHN엔터는 퀸텀점프를 하기 위한 과도기를 맞이하고 있다. 각 사업 간 유기적인 협력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