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폭탄 유예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당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한국, EU, 아르헨티나,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호주 등 총 7개국에 대해 23일 발효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서 4월 말까지 일시 제외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우방을 중심으로 관세 일시 유예가 발표됐지만 일본은 포함되지 않은 것.
세코 히로시게 경제상은 23일 브리핑에서 "무척 유감스럽다"면서 라이트하이저 대표에게 일본산 철강 수출품이 미국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피력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만 해도 세코 경제상은 “일본 제품은 일정한 정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지시하는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아베 총리를 두고 "훌륭한 사람이자 친구"라면서도 "미국을 이용하며 그들은 웃고 있다. 그런 시대는 끝"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친분이 양국과 관련한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아베 총리의 관세 면제 요구가 무시당했다"면서 "지난 16개월 간 아베 총리는 따뜻한 말, 넉넉한 선물, 골프 라운딩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맺기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그 한계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나가시마 아키히사 전 방위상은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아베 총리의 "짝사랑인지도 모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일본 매체들은 여전히 관세 면제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교도통신은 일본은 당분간 제품별로 제외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과 관세 면제 협상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미국이 한국을 철강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재협상 중임을 언급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미일 FTA 체결을 위한 압박의 재료로 관세 카드를 사용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