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인기요금제=6만원대’ 공식 깨졌다

2018-03-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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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장만할 때 요금제 선택은 필수다. 자신이 쓰는 통화량과 데이터 양 등을 파악해 이에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달 붙는 요금에서부터 길게 보면 연간 통신료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동통신사는 소비자들에게 6만원대 이상 요금제를 은연중에 부추겨 왔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상담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데이터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6만원대 이상의 요금을 쓰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한다. 심지어 가장 인기있는 요금제라고 표현한다.

이는 이통사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6만원대로 책정하면서부터다. 소비자들은 데이터를 어느 정도 사용한다 싶으면 6만원대는 ‘기본’으로 써야 한다는 인식이 박히게 됐다. 선택권이 다양하지 않은 요금제 구성과 그에 따른 이통사의 유도정책에 고가요금제를 어쩔 수 없이 수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올 들어 요금제를 전면 개편하며 소비자 편익 개선에 나서고 있다. 약정에 얽매이지 않는 무약정 요금제 등 새로운 개념의 요금제가 등장하는가 하면, 맞춤형 요금제 추천 서비스로 자신에게 가장 효율적인 요금제를 찾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생각지 못한 무료 음성로밍 서비스가 생기며 해외 로밍요금 폭탄에 벌벌 떨어야 했던 걱정은 사라지게 됐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사 경영진들은 요금제 거품을 뺄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싶으면 어떻게든 시장에 선제적으로 내놓는 모습이다.

최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기존 가입자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말고,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MNO(이동통신)로 바꾸려고 한다”고 밝혔으며,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또한 “올해 경쟁사가 시도하지 않은 요금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순차적으로 제공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통사 수장들이 직접 앞장선 요금제 자율 경쟁이 언제 또 있었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질적인 요금 인하 개편안은 없고 시늉만 내는 거 아니냐며 의심하는 눈초리다.

이통사들이 이러한 부정적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통사 수장만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영업망 일선에서부터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가요금제를 강매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그럴싸한 제도만 갖춰놓고 말 것이 아니라 영업망 전반에 걸친 직원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로 충성고객을 확보할 때다. 고가요금제가 인기있다고 포장할 때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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