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개인정보 유출 페북, 국내엔 영향 無…'정보 관리 허점' 지적도

2018-03-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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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이용자 개인정보가 미국 대선에 무단 활용됐다는 의혹이 페이스북의 주가를 6.77% 끌어내린 데 자극받아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사진은 이날 NYSE 입회장의 대형 모니터가 이날 증시 종가를 보여주는 모습. [연합뉴스]


이용자 50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난 페이스북이 휘청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한 국내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관리 체계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은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에 휘말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를 지원했던 데이터분석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이용자 5000만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활용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CA는 수집된 개인정보를 토대로 트럼프 캠프에 유권자의 성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알렉산드르 코건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 교수가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라는 성격검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사용자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해당 앱은 총 27만명이 다운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과 ‘친구’를 맺고 있는 사람까지 더해 5000만명이상의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 과정까지는 규정에 저촉되지 않지만, 코건 교수가 CA에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페이스북의 동의를 얻어 수집한 5000만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3자에게 제공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심각한 규정 위반이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휴대폰번호, 비밀번호 등 민감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니다”라며 “협력사가 페이스북과의 약관을 위반해 개인정보를 활용한 형태로 본사에서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을 의뢰했으며, 관련 계정을 삭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국내 피해는 없다는 것이 페이스북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페이스북 정보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계약을 맺고 이용자 정보를 수집한 개발자 혹은 협력사로 인한 정보유출의 가능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의 경우 내부 고발자의 증언을 통해 밝혀진 사안이다.

권헌영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용자들이 페이스북같은 큰 사업자 플랫폼을 이용할때는 플랫폼을 믿고 활동을 하는 만큼 책임을 다해야한다”며 “개인정보주체에 의한 이득만 챙기고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페이스북코리아 측은 “개발사 및 협력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의 심사단계를 대폭 강화한 상태”라며 “정보유출은 페이스북이 고소할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인데, 개인정보 유출이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실제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후폭풍으로 페이스북의 주가는 장중 7% 급락하며 하루동안 시가총액 367억 달러(약 40조원)가 증발했다. 미국·영국 정치권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게 이번 의혹과 관련해 의회에 직접 나와 증언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으며,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은 알렉스 스태모스 페이스북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사임설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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