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 "빨간불"…양돈 분뇨 무단배출 13개 농가·1명 구속·

양돈 분뇨 무단배출 발견 지점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제주지역 양돈 분뇨 무단배출이 또 다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축산폐수로 오염된 곳이 정화되기까지 수십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제주의 생명수라 일컫는 지하수가 위협받고 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단장 나승권)은 한림읍 A농장 대표 김 모씨(67)를 가축분뇨 공공수역 불법 배출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8개 양돈농가 대표를 가축분뇨 중간배출 혐의 등으로 형사입건 했으며, 나머지 4개 농가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하도록 행정기관에 통보했다.

앞서 제주자치경찰단은 지난해 한림읍 옛 상명석산 가축분뇨 유출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인 기획수사를 했고, 도내 296개 양돈농가 대상으로 전수조사 결과 49개 의심농가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여 이번에 또 다시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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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읍 A농장 양돈 무단배출 사례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한림읍 A농장 김씨는 분뇨 이송관로에 우수배수구를 뚫어 돼지 분뇨와 빗물이 함께 주변 용암동굴 지대로 흘러들어가게 하고, 2t용량 물탱크가 설치된 화물차량을 이용해 분뇨를 주변 야산에 상습적으로 투기해 왔다. 그 양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2400여t을 불법 배출, 지하수인 공공수역을 심각하게 오염시킨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한경면 B농장 양돈 무단배출 사례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또 다른 한경면 B농장 대표 고씨는 저장조에 펌프와 호스관을 연결, 인근 과수원에 분뇨 1700여t을 무단살포 하였을 뿐 아니라 돈사 재건축시 발생한 폐콘크리트 폐기물 53t을 농장내 무단으로 매립한 사실이 드러났다.

애월읍 C농장 대표 이씨는 돈사 등을 청소한 세정수를 모으는 집수조가 평소에도 자주 넘치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방치, 가축분뇨 약 5t 가량이 인근 지방2급 하천인 고성천으로 흘러들어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제공]

이와 함께 6개 양돈농가는 △가축분뇨 중간배출 △액비살포 기준 위반 △폐사축 불법 매립 및 확보되지 않은 개인 과수원에 분뇨를 살포 △액비를 비료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한꺼번에 버린 혐의 등으로 각각 형사입건하게 되었으며, 나머지 4개 농가에 대해서는 배출시설(돈사)을 신고없이 증축한 행위 등으로 관련부서에 행정처분 통보하게 됐다.

양돈장 피해 대책위 관계자는 “지금의 밝혀진 것만 봐도 축산폐수 무단배출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며 “결국 행정의 무관심이 참사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