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장병들의 생존성과 전투력을 증대를 위한 차세대 개인 전투체계인 ‘워리어플랫폼’(Warrior Platform)을 공개했다. 외국군과 비교해 한참 떨어지는 개인 장비에 대한 변화 의지가 엿보인다. 다만 세부적인 예산을 아직 확보하지 못해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육군본부는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미래안보포럼과 공동 주관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다양한 전투 무기와 장비들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워리어플랫폼 발전 전시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총 3단계로 진행될 예정으로 이날은 1단계인 개별조합형 플랫폼이 전시됐다. 현재 육군에 보급되는 전투복과 개인 장비가 너무 낙후됐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10여 개의 민간업체가 첨단기술과 소재를 활용해 제작한 시제품들을 선보였다.
육군은 IoT 헬멧, 주·야간 조준경, 레이저 표적지시기, 방독면, 피아식별기, 기능성 전투복과 전투화, 신형소총과 레일 등을 보급하거나 개인적으로 구매하는 방안을 마련해 개인 전투 장비 등을 5년 내 현재의 미군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2단계는 2025년까지 전투원 체형과 작전 운용성을 고려해 장비를 경량·모듈화하고, 무기와 전투 피복 및 장구를 일체형으로 통합하고 3단계는 미래 전투 수행 능력 극대화를 위해 첨단기술을 적용, 일체형 및 지능형 개인 전투체계를 완성한다는 게 육군의 복안이다.
문제는 예산 확보가 안 됐다는 점이다. 우선 1단계 계획만 실행하려고 해도 약 1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선 정치권의 이해와 지원이 필수다. 바꿔 말하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 대다수가 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방산비리가 생각나는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군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싸워서 이기는’ 강군 육성이라는 명분만으로는 사실상 설득력이 떨어진다.
성일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장은 이와 관련해 “국민의 신뢰를 단번에 회복시키기 쉽지는 않겠으나 절대 포기는 있을 수 없다”며 “우리 군은 이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지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의 개혁 의지는 매우 확고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성 부장은 “개인 장비 개선은 결코 누군가의 잇속 챙기기가 아니라 이를 통해 우리 아들과 딸들이 더 안전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려는 대에 그 의미가 있다”면서 “국민의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