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각 보험사]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후보군 관리가 내부 및 계열사 수준에서 한정될 뿐 외부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가 아직 미비한 보험사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주요 보험사 35곳(생보사 25곳, 손보사 10곳)의 '2017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 후보로 검토하는 보험사는 7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2016년 말이나 지난해 초부터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본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대부분 보험사는 2017년 연차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 후보군으로 포함한 생보사는 삼성, 교보, KDB생명 3곳이었다. 손보업권 쪽은 삼성, 현대, 흥국, 롯데 등 4곳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공시한 외부인은 대부분 계열사 인사로 진정한 의미의 외부 인사를 최고경영자 후보군에 포함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고경영자 후보로 내부 인사만 고려하고 있다고 공시한 보험사는 9곳(생보사 5곳, 손보사 4곳)으로 훨씬 많았다.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가 내부와 계열사 수준에 머무는 이유는 보험사가 외부 인사를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쟁 보험사나 혹은 다른 금융권에 훌륭한 인재가 있다 하더라도 외부에서 그의 실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계량화하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현재 보험사 최고경영자의 상당수가 회사 바깥에서 온 인물임을 감안하면 외부인에 대한 평가방식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외부 인사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 내부인만 평가하고 마는 것"이라며 "요식행위 수준에서 평가를 진행하는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탓인지 이를 정확히 연차보고서에 공시하지 않은 보험사도 많았다. 특히 ABL, 라이나, 처브라이프 등 외국계 보험사 중 공시를 하지 않은 곳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외국계 보험사로 전환된 동양생명도 아직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추후 관리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합병을 마무리한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공시했다. 또 KB, 하나, 카디프생명과 KB손보는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를 지주 혹은 대주주가 총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자체적으로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관리하고 관련 내용을 공시한 보험사는 17곳(48.57%)에 불과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이나 한화 등 대기업 집단에 속한 보험사가 아무래도 최고경영자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소형 보험사에서는 아직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