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7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하락했다. 지난달 초 인플레이션 우려로 변동성을 키우던 시장은 최근 보호무역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흔들리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2.76포인트(0.33%) 하락한 24,801.3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1.32포인트(0.05%) 내린 2,726.80에, 나스닥 지수는 24.64포인트(0.33%) 오른 7,396.65에 장을 마감했다.
◆ 긍정적 경제지표에도 불확실성 ↑…"관세 부과는 주식시장엔 악재"
CNBC는 "금리 우려를 딛고 상승세로 돌아서던 증시가 무역정책에 대한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미국 금융시장은 지금 상황에 대해 빨간 깃발(red flags)을 들고 있다"고 7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에 따른 시장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랙록투자연구소(BlackRock Investment Institute)의 멀티 에셋 전략가인 테리 심슨은 만약 관세가 현실화된다면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을 것이다"라면서 "관세는 나쁜 경제 정책이며, (미국 정부는) 이 부분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이 나쁘지 않다고 선언했지만 심슨의 의견은 다르다. 그는 관세 부과와 같은 보호무역주의는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을 넘어서는 위험 변수라고 지적했다.
전세계 경제 동반 성장은 최근 주식시장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는 이같은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거대한 두려움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심슨은 "만약 관세 부과를 밀어부칠 경우 선진국들의 경제와 개발도상국 경제 모두 타격을 입을 것이며, 국제 성장 전반에 해를 끼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 무역에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 "콘이 떠난 뒤 투자자들 고민 깊어져"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유무역의 강력한 방어막으로 꼽히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사임은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콘 위원장이 백악관을 떠나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을 뒤덮었다"면서 "미국과 주요 국가가 무역에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주식시장은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콘이 백악관을 떠난다는 소식에 급락한 시장은 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캐나다 멕시코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는 제외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하락폭을 줄였다.
FSTE 러셀의 글로벌 마켓 리서치의 임원인 알렉 영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콘의 사임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이 더욱 속도를 내면서, 국제적인 무역 분쟁이 기업들의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기 투자자들에게 최근 무역 분쟁은 큰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경제 성장과 깅버의 실적 등 경제 펀더멘탈은 여전히 긍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수석 투자책임자인 바래드 맥밀란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적인 펀더멘털은 훌륭하지만, 콘의 사퇴와 같은 사안은 투자자들이 사이에서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무너뜨리고 있다"면서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면서 조정도 빨라질 수 있으며, 급락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