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순익 급증 불구 배당성향 줄어든 이유는?

2018-03-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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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가매수차익 일부, 배당재원에서 제외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 염가매수차익의 일부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염가매수차익을 자본 확충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211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6년 780억원 대비 183.56%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PCA생명 인수하는 과정에서 염가매수차익 1812억원이 반영된 덕이다.
염가매수차익은 인수·합병(M&A)에서 매입비용보다 피인수법인의 순자산 공정 가치가 큰 경우 발생한다. 저렴한 가격에 자산이 많은 회사를 매입하면 그만큼 이익을 보게 된다는 의미다.

다만 미래에셋생명의 배당금 규모는 순이익만큼 늘어나지는 않았다. 배당재원에 포함돼야할 염가매수차익의 일부분이 사실상 제외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총액 394억원의 현금 배당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성향(연결 기준)을 따져보면 17.82%로, 지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5년 동안 30% 안팎의 배당성향을 유지해온 것과 상당한 차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배당성향 축소가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이 많다. 대규모 일회성 이익(염가매수차익)을 전부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인수로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부터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할지를 놓고 고민해왔다.

지난해 11월 돌연 배당정책에 대해 공시한 것도 이 같은 고민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회사의 결산월인 12월 한 달간 종가 기준 산술평균 주가의 3% 이상을 주주에게 배당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통상적 방법인 회사의 순이익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주가를 기준으로 삼아 배당하겠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배당재원에서 제외된 염가매수차익은 대부분 자본 확충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RBC(지급여력)비율은 219.4%로 향후 건전성 규제 강화를 감안하면 자본 확충이 필요불가결하다는 판정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임원도 지난해 실적 발표회(IR)에서 "염가매수차익을 자본 확충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미래에셋생명의 배당금 규모가 적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배당금 규모가 400억원은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만큼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IFRS17 등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지만 회사 주가를 재고할 기회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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