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관세폭탄에 세계 각국이 반발하며 글로벌 무역전쟁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과거 19030년대 세계 경제를 초토화시킨 '대공황'(Great Depression)'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미국발 고율관세 조치가 전세계에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촉발했고, 결국 각국은 심각한 불황을 오랫동안 겪었다. 시작이 지금 상황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100여년 전인 1930년, 미국 의회는 '스무트 홀리(Smoot-Hawley)법'을 통과시켜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 글로벌 무역전쟁을 촉발시켰다.
대공황의 원인에 대한 논란은 분분하지만, 미국의 허버트 후버 행정부가 불황타개를 위해 제정한 '스무트-홀리법'이 공황을 심화하고 전세계로 전염시켰다는데 이견이 없다.
이 법은 애초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산업계 요구가 더해지자 관세품목이 2만여개로 늘었다. 평균 25.9%이던 관세율은 59.1%까지 치솟았다.
이에 영국·프랑스 등 전 세계 주요 나라도 잇따라 관세 인상경쟁에 나섰다. 보호무역주의는 더욱 심각해졌고, 대공황은 극도의 불황 속으로 빠져들었다.
결국 1929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의 수입과 수출은 각각 66%, 61% 줄었고, 1930년 8%였던 미국의 실업률은 1932~33년 25%까지 치솟았다.
세계 무역규모 역시 1929∼1932년간 63%나 감소했고, 각국 국내총생산(GDP)도 이 시기 15%나 쪼그라들었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상황이 당시와 비슷하게 흐른다고 경고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부과 조치에 중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세계 각국이 반발하며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캐나다는 미국산 농산물 등에 대한 보복관세 방안을 검토 중이고, EU는 28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 25% 적용을 언급했다.
한 경제전문가는 "현재는 철강만이 대상이지만 농산물·제조업 등 다른 분야까지 무차별 관세 폭탄으로 이어질 경우, 과거 대공황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