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이패스 단말기 개발‧제조업체인 에스디시스템은 시설‧운영자금 82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신주 22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함께 진행한다. 무상증자는 발행회사가 주식발행초과금 등 자본잉여금을 재원으로 삼아 주식을 발행해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다.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기업가치는 그대로지만, 유동주식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추가로 공짜 주식을 나눠줘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는 의도다. 시설투자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했으나 주주에게 주식을 나눠줄 만큼 재무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는 안정감을 주고, 유통주식 수를 늘려 주가를 높이려는 뜻도 있다.
통상 유·무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하면 무상증자 배정기준일을 유상증자 납입일로부터 하루나 이틀 후로 정한다. 이런 경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는 무상증자 배정대상자가 된다. 유상증자 투자자도 구주주와 함께 무상증자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 청약률을 높일 수 있다.
동물용 의약품 제조‧판매업체인 우진비앤지는 지난해 11월 20일 시설‧운영자금 85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신주 24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와 주당 0.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무상증자 배정기준일을 유상증자 납입일 다음날로 정했고, 유상증자 청약률이 111.08%에 달했다.
중국계 상장사인 골든센츄리도 지난해 11월 17일 신주 17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와 주당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했다. 유상증자 청약 결과 청약률이 107.28%를 기록했다.
역시 지난해 10월 유상증자를 실시한 싸이맥스도 같은 방법으로 100%대 청약률을 달성했다. 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한 것이 효과를 낸 것이다.
유·무상증자가 늘 좋은 것은 아니다. 기존 주주에게 오히려 피해를 주기도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무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며 "증자에 참여하려면 실적, 증자 목적 등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무상증자는 주주의 재산가치를 유의미하게 변화시킬 수 없다"며 "보상심리는 있겠지만 뚜렷한 인센티브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