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의지 천명으로 북미대화 성큼…북한 속내는 '무엇'

2018-03-0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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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보유 자신감ㆍ국제사회에 정상국가 이미지 표출 등 분석

전례없는 대북 제재효과…한미 동맹 분열ㆍ시간벌기용 지적도

[사진=연합/로이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파격적인 태도 변화를 보인 북한의 속내에 이목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은 대북 특사단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체제보장'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비핵화'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비핵화 의지를 바탕으로 한 남북 정상 간 대화에 이어 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모두 북한이 국제사회에 정상국가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 '선대 유훈'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한 것은 사실상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는 남측에 대해 압박을 가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앞서 이란처럼 미국과의 협상을 절박하게 원한다기보다, 외부 제재보다 핵 무력에 대한 자신감 등 내부 요인으로 협상장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반면 북한이 지금까지의 완강한 태도와 달리 파격적인 변화를 시사한 것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전례 없이 강화된 대북 제재가 효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북한 행보에 긍정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북한 비핵화 논의가)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재 때문이기도 하다"며 "중국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은 것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화카드를 통해 외부의 압박을 비켜가며 한·미동맹을 분열시키거나 시간벌기용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 밝힌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김 위원장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는 북·미 대화 트랙에서 상당 부분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와 우리가 생각하는 비핵화가 같은 것인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도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선대 유훈을 거론했다"면서도 "우리가 말하는 비핵화는 북한의 비핵화인 반면, 북한이 말한 '한반도 비핵화'는 주한미군의 비핵화로 이는 사실상 한·미동맹 폐기를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추가 핵실험 중단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조건부 합의로, 북한이 언급한 전제조건이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체제 보장이 되지 않을 경우, '비핵화'가 불가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핵문제 외에도 미국이 △인권 문제 △비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국제 테러 지원 등을 소재로 북한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인 데 대한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제사회의 각종 대북 제재 정책의 완화를 의미한다.

미국 측에는 미국 독자제재를 완화시키고, 남한 측에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규모와 기간 등을 줄이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은 한·미 합동훈련을 말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도 한·미 훈련이 자신들을 타격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면서도 전투기가 방향만 돌리면 평양을 때릴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취임 1년도 안 된 시점에 북한 정상과의 만남을 끌어냈다는 데 대해 국내 여론은 물론,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긍정의 신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아주 좋았다"며, 조건부 추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의사를 밝힌 북한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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