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서 中 자본 파워 재확인

2018-03-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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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美 제작사 합작 영화 다수 수상 후보 목록에 올라

中 완메이스제·유니버셜픽처스 공동제작 2편 '남우주연상' '의상상' 수상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사진=바이두]


전 세계 영화인의 관심이 쏠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중국 자본의 파워가 재확인됐다.

중국 베이징상보(北京商報)는 “최근 중국 영화업계가 미국 할리우드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유명 영화 시상식 속 중국 자본의 흔적이 종종 발견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 4일(미국 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고 6일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개최된 제90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후보 목록에 중국 영화는 없었다. 하지만 화이브라더스, 텐센트픽처스(騰訊影業), 광셴미디어(光線傳媒) 등 중국 영화 제작업체의 자본으로 제작된 작품 다수가 후보 목록에 포함됐다.

레전더리픽처스(传奇影业), 화이브라더스, 텐센트픽처스 등 3개의 중국 업체가 함께 만든 ‘콩: 스컬 아일랜드’는 시각효과상 수상 후보작으로 거론됐다.

미국 스콧 프리 프로덕션 등과 칭춘(靑春)광셴미디어가 연합해 출품한 ‘올 더 머니’의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미국 STX가 공동 제작한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작품상·음악상·미술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려 주목을 받았다. 

이외 중국 게임업체 완메이스제(完美世界·Perfect World)가 미국 유니버설픽처스와 공동으로 제작한 ‘다키스트 아워’는 남우주연상 부문에서, ‘팬텀 스레드’는 의상상 부문에서 상을 받아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다키스트 아워’에서 원스턴 처칠 역을 맡은 게리 올드만은 생애 첫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는 영광을 누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완메이스제의 또 다른 합작 영화 ‘빅토리아 앤 압둘’은 분장상과 의상상 등 2개 부문에 수상 후보로 올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완메이스제 영화 3편은 완메이스제 자회사 완메이스제픽처스와 유니버설픽처스가 지난 2016년에 구축한 5억 달러(약 5382억5000만원) 보조금 중 일부로 제작됐다.

SCMP는 “양사의 계약에 따라 완메이스제는 향후 5년간 유니버설픽처스가 50편의 영화를 제작에 자본적 도움을 줄 것”이라며 미국 할리우드 내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을 암시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완다그룹이 골든글러브 시상식 제작사인 딕 클라크 프로덕션의 10억 달러 인수 계획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중국 자본이 할리우드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해외 자본유출 단속에 나선 중국 당국의 외국투자정책 변화에 따른 것으로 중국 영화업계가 할리우드 시장 진출을 포기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는 없다. 

최근 중국 영화시장은 폭풍 성장했고, 이에 자신감을 얻은 중국 영화업계는 사업 규모를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할리우드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력만 앞세운 나머지 중국 자본이 유입된 작품의 수준이 비교적 낮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중국 자본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현재 중국 영화업체들이 자본력으로만 할리우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며 “앞으로는 중국 문화 특징이 담긴 작품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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