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안은 산은④] KDB생명 3번 실패한 '악성 매물'…여전히 잿빛론

2018-03-05 19:00
  • 글자크기 설정

밑빠진 독 물 붓기식 유상증자

낙하산 인사 문제까지 불거져

금호타이어와 대우건설 외에도 산업은행이 신경써야 할 매물은 많다. KDB생명과 몇몇 비금융자회사 등이 해당한다. 특히 KDB생명은 지금까지 세 번이나 매각에 실패한 '악성 매물'로 분류되어 있어 추후 향방이 낙관적이지 만은 않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해 대우건설과 KDB생명 매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먼저 진행된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는 등 여러 악재가 겹쳐 빨라질 가능성이 낮아졌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2010년 인수한 금융자회사(옛 금호생명)다.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24.7%)를 통해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총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매번 실패였다. 결국 KDB생명 인수 및 유상 증자 등에 1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올해 초에도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우선 KDB생명의 경영상태를 개선시키겠다는 게 산업은행의 의도다.

하지만 이미 세 번이나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은 향후 보험업 전망까지 어두워지면서 향방이 더욱 불투명하다. 유상증자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낙하산 인사 문제까지 불거졌다. 산업은행은 올해 1월 말 KDB생명 사장에 정재욱 세종대 교수를, 부사장에 임해진 전 부행장을 각각 내정했다. 산업은행 임원 출신이 KDB생명에 재취업한 전례가 되풀이된 것이다. 전임 안양수 KDB생명 사장도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산업은행 출신이 아닌 정재욱 사장은 논란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현 정부 금융기관 수장들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정 사장은 과거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근무 시기가 겹친다. 뿐만 아니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과 금융연구원에서 부원장, 원장으로 재직했던 시기도 맞물린다.

이에 경영상태 개선이 중요한 KDB생명에 보험사 현장 경험도 없는 정 사장이 내정된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정 사장은 학자로서의 경험이 많은 인사로 분류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스스로가 논란을 자초한다"며 "KDB생명이 과연 얼마나 좋아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 금융자회사인 산은캐피탈도 수년 간 민영화에 도전했지만 아직 발이 묶여 있다. 단기간에 매각할 곳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에 산업은행이 사실상 매각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