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과 다스 120억대 횡령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범위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인척으로 확대했다. 이 전 대통령 아들인 이시형 다스 전무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다음날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의 형과 조카를 소환한지 한 달 만이다. 친인척 조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청와대 특활비 수수혐의···‘친형’ 이상득 소환 이어 김윤옥 여사도 임박?
김윤옥 여사 역시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을 압수수색해 2011년 10월 미국 순방을 앞두고 국정원에서 김 여사 측 행정관에게 ‘10만 달러’를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시로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구속기소된 김 전 총무기획관의 공소장에는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주범으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사용처를 증빙하지 않아도 되는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제 돈처럼 요구했다는 관련 증언도 포함된 것으로 전했졌다.
◆다스 경영비리···조카, 아들에 사위들까지 검찰 소환
다스 최대주주인 이상은 회장의 아들이자 이 전 대통령의 조카인 이동형 다스 부사장은 다스 불법자금 조성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검찰에 출석하며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버지 것”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그러나 한 언론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시형이는 지금 MB 믿고 자기 것이라고 회사에서 맘대로 하고 있잖아”라고 말했다. 이시형 전무는 2012년 다스에 과장으로 입사해 4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다스 최대주주인 이상은 회장의 아들인 이 부사장보다 회사 경영의 실질적인 역할을 하게 된 배경에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이병모 국장과 이영배 대표는 지난 BBK특검 때도 이 전 대통령이 다스와 연관이 없고 차명재산도 없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번 수사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차명 소유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5일 이 전무를 소환해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외견상으로는 MB가 다스 보유지분을 갖고 있지 않지만 MB나 이 전무 측으로 이익이 흘러간 단서를 다수 확보하고 이 전무를 소환해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이 전무는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다스는 아버지의 차명재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지난 1일 검찰에 소환됐다.
◆인사청탁 뒷돈 정황에는 사위 개입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의 불법자금 수수혐의를 포착해 소환 조사를 벌였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07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이 전무에게 14억5천만원 상당의 불법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이후 MB정부 시정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낙점된 것을 봤을 때 이 자금이 인사청탁의 대가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전 회장이 이 전무를 통해 이상득 전 의원 측에도 선거자금 용도로 8억원을 건넨 정황도 파악했다. 조사에서 이 전무는 불법자금 수수와 관련한 주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이미 지난달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과 관련해 소환 조사를 했지만 이번 혐의가 드러난 만큼 한 번 더 검찰 조사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