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①] 국민이 묻는다, 정부는 답하라

2018-02-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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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9일 신설…6개월간 12만6000여건

정치·외교·인권·성평등·고령화 등 17개 말머리

20만명 동의하면 청와대 공식답변…현재까지 8건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미성년자 성폭행 형량을 올려주세요.’
‘국회의원 급여를 최저시급으로 책정해주세요.’
‘일간베스트 사이트 폐쇄를 요청합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요청들이다. 25일 오전 기준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약 12만6000건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국민청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8월 19일 신설돼 6개월간 운영돼 오고 있다. 한 달에 약 2만건, 하루에 670여개 정도가 올라오는 셈이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국민청원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만든 게시판이다. 게시판에는 정치개혁, 외교 통일 국방, 일자리, 미래, 성장 동력, 농산어촌, 보건 복지, 육아 교육, 안전 환경, 저출산 고령화 대책, 행정, 반려동물, 교통 건축 국토, 경제민주화, 인권 성평등, 문화 예술 체육 언론, 기타 등 총 17개의 말머리가 있다. 

이러한 콘셉트에 걸맞게 국민들은 다양한 청원을 올리고 있다. 사교육 폐지, 장애인 등급제 폐지, 환경미화원의 새벽근무 철폐 및 3인제 근무의 법제화, 동물보호법 개정 등이 있다. 청와대는 ‘일반 민원 혹은 제안, 정책 참여 등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신문고‘를 이용해달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민원이 국민청원에 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유시민 전 장관의 국민청원도 화제가 됐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12일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이라는 청원을 올렸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청와대에 직접 청원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초등학교의 여유 공간을 활용해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충하는 정책 시행을 청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고 정부 안팎에 예전부터 알려져 있는 정책 아이디어”라면서 “이 일이 이뤄지게 하려면 청와대와 총리실이 강력한 통합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서 청와대에 청원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청원에는 7만5294명이 참여했다.

청원이 아닌 응원글도 있다. 지난 8일 올라온 ‘경제민주화’ 청원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제정의 구현을 위한 정책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지를 보냅시다”라며 “(경제민주화는) 정치민주화보다 더 지난한 일로 많은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청원에는 25일 현재 20만4000여명이 동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엔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게시글이 최단시간에 20만명의 동의를 얻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김·박 선수가 같은 팀의 노선영 선수를 배려하지 않은 모습이 TV 중계에 고스란히 노출돼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에 한 국민은 두 선수의 자격 박탈을 청원하는 글을 올렸고, 하루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동의하는 국민은 더 늘어나 25일 현재 그 수가 약 60만명에 달한다.

국민청원에 글을 올린 지 30일 내 20만명 이상 국민이 동의하면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답변을 한다. 현재까지 정부가 내놓은 답변은 총 8건이다. 지난해 9월 조국 민정수석이 '소년법 개정 청원'에 처음으로 답했다. 조 수석은 동영상을 통해 “국민의 요청은 정당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형사 미성년자 나이를 한 칸 혹은 두 칸 낮추면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오”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는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미프진) 합법화 및 도입, 주취감형 폐지, 조두순 출소 반대, 권역외상센터 추가적·제도적·환경적·인력 지원, 전안법 개정, 가상화폐 규제 반대, 정형식 판사의 판결에 대한 특별 감사 등 7건에 대한 청원에 답변했다.

이외에도 나경원 의원 평창올림픽 위원직 파면(36만명), 미성년자 성폭행 형량 증가(23만명), 대전 아파트 단지 내 횡단보도 교통사고(21만명), 초·중·고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21만명), 국회의원 급여 최저시급(27만명), 네이버에 대한 수사(21만명), 일간베스트 사이트 폐쇄(23만명) 등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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