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간에 활발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것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만찬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뒤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께서 남북대화를 강력히 지지해주신 덕분"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대 대통령은 통화할 때마다 평창올림픽 준비가 잘 되고 있는지, 또 티켓 판매가 잘 되고 있는지 물어보시면서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고 했다"며 "미국의 관심과 협력이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하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한국과 미국이 얼마나 가까운 관계인가 다시 한 번 느꼈다"며 "미국 선수단 스노보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계 선수가 선전하고 있고 한국 선수단에도 미국 선수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이번에 남북단일팀을 이뤄 지대한 관심을 모은 여자아이스하키팀에도 미국 출신 선수가 있고 남자아이스하키팀에도 미국 출신 국가대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이 한미 양국은 동맹관계일 뿐 아니라 국민 간에도 아주 밀접하게 연결이 돼 있다"며 "한미연합사 구호가 '함께 갑시다' 'We go together'인데 그 구호대로 한미 양국이 영원히 함께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방카 보좌관은 "오늘 한반도의 비핵화를 보장하기 위한 최대한의 압박 전략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해준 것을 감사한다"며 "동맹이자 우방으로서 가치를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북미대화와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이 오가는 한편, 이방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대화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이방카 보좌관에게 주문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접견을 마친 뒤 상춘재 앞 녹지원으로 이동, 이방카 보좌관을 영접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오후 8시 14분 녹지원에 도착해 문 대통령과 함께 걸어서 상춘재로 이동해 오후 8시 20분부터 문 대통령 내외가 베푸는 만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과 함께 걸으며 "어제 눈이 왔는데 한국에는 귀한 손님이 올 때 상서로운 눈이 내린다"고 설명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앞서 이방카 보좌관은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이날 오후 4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대한항공 편으로 입국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견하는 미국 정부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한했으며, 미국 대표단은 이방카 보좌관 외에 상원 외교위 소속인 제임스 리시(공화·아이다호) 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으로 구성됐다.
이방카 보좌관 일행은 이날 만찬 이후 24∼25일 평창올림픽 미국팀 경기 관전, 선수단 격려 등 일정을 소화하고 폐회식에도 참석한 후 26일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