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필리핀대사 "두테르테 대통령 방한시 양국 안보·경제 협력 우선 협의"

2018-02-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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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대통령 방한 염두에 두고 대사관 차원 준비 시작"

지난해 필리핀 경제성장률 6.7%...올해 7% 수준 긍정 전망

"2022년까지 인프라에 1800억달러 투자...외국 기업에 기회"

라울 에르난데스 주한 필리핀 대사 [사진=박세진 기자 swatchsjp]]


라울 에르난데스(Raul S. Hernandez) 주한 필리핀대사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연내 한국 방문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한이 이루어진다면 양국 간 안보협력뿐 아니라 2022년까지 1800억 달러(약 19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지속적인 고성장 체제를 구축하려는 필리핀과 한국 간의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르난데스 대사는 최근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식 방한 일정이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대사관에서는 이미 대통령의 방한을 준비하고 있다"며 "방문이 이뤄진다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한국과의 방위 및 안보 협력 확대, 경제 파트너로서 무역과 투자 강화 등을 중점 의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두테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만큼 답방 차원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연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주한 필리핀대사관이 대통령의 방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로 풀이된다.

필리핀은 그동안 안보 문제에 현실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들과의 안보 및 국방 협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에르난데스 대사는 "한국과 필리핀은 방위 협력 측면에서 이미 여러 차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라며 "협력 내용도 국방 물류와 산업 협력을 비롯해 공동 연구, 인력 교류, 인도 지원·재해 구호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추가 교류는 국제 테러대응, 사이버 안보, 국제해역 순찰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사진=박세진 기자 swatchsjp@]


한국을 중요한 경제 파트너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무역과 투자 강화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필리핀은 지난해 6.7%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베트남과 함께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국가 중 하나이다. 올해도 성장률이 7%를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미 철도, 도로, 공항 등을 비롯한 기간 시설에 2022년까지 총 1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와 함께 빈곤율을 13~15% 수준으로 낮춘다는 구상을 공개한 상태다.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인프라 황금시대'를 열게 되면서 한국의 엔지니어링 기업과 건설 회사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 에르난데스 대사의 설명이다. 

에르난데스 대사는 인프라와는 별도로 전자 및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제조업은 물론 애니메이션 및 게임 개발, 신재생 에너지 등 다방면에서 교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한국에 머물고 있는 필리핀 출신 결혼 이민자에 대한 추가 구제책에 일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긴 하지만 국제결혼을 통한 가족들의 문화와 다문화에 대한 상호 이해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은 한·필리핀 수교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만 145만명을 넘어섰지만 주한 필리핀대사관은 한·필리핀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필리핀 홍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6월 필리핀 독립기념일뿐만 아니라 각종 관광 박람회 등 한·아세안센터(AKC)와 함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에르난데스 대사는 최근 한류를 중심으로 한·필리핀 간 민간 교류가 증가하고 있는 부분을 주목하면서 상호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K-팝과 한국 드라마의 현지 점유율이 커지고 있고 한국 화장품과 한식이 보급되면서 평범한 필리핀 사람들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더 잘 알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르난데스 대사는 "한류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향후 필리핀 내 한국인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화 교류는 일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바탕으로 두 나라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 더욱 의미 있고 유익한 상호 작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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